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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무드 - 유대인 5000년 지혜의 원천 파워의 근원
샤이니아 지음, 홍순도 옮김 / 서교출판사 / 201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유대인들의 지혜의 보고라 불리는 탈무드는 어릴 때 아동용으로 편집된 책을
읽은 기억이 어렴풋이 남아 있다.
우화같은 얘기들 속에 나름의 교훈이 담겨 있어 아마 어린이들에게 읽게 만들었던 것 같은데
이번에 제대로 번역된 탈무드에는 과연 어떤 내용들이 담겨 있을까 궁금했다.
아무래도 유대인들의 경전과 같은 책이기 때문에 종교적인 내용들과
유대인 특유의 문화적인 요소들이 담겨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역시나 그런 부분이 많이 존재했다.
이 책은 크게 '사람의 도리', '자신과 타인', '결혼과 가정', '육체생활',
'도덕생활', '사회생활'의 여섯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어릴 때 읽은 아동용 버전에선 우화같은 얘기들이 여럿 담겨 있었던 걸로 기억이 남아있는데
그다지 그런 얘기는 많지 않았다.
왕의 외동딸을 고쳐준 삼형제가 서로 자기가 왕의 사위가 된다고 다툰 '마술사과'에선
남에게 도움을 줄 때는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아낌없이 주는 게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고,
굶주린 여우가 포도밭에 들어가기 위해 살을 뺏다가 포도밭에서 나오기 위해 다시 굶어야 했다는
'포도밭 이야기'는 빈 손으로 왔다가 빈 손으로 가는 인생의 은유라 할 수 있었다.
흥미로운 사실은 탈무드의 핵심 내용이 바로 공자의 '논어' 와 일맥상통한다는 사실이다.
내가 행하기 싫어하는 것을 남에게 요구하지 말라는 것이 탈무드의 핵심이라는데
이것은 바로 논어의 '己所不欲 勿施於人'과 똑같은 의미다.
역시 가장 근본적인 가치는 어디서나 공통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었다.
유대교의 교리나 전통이 곳곳에 묻어 있다 보니 상대적으로 낯선 유대적인 문화를 간접 체험하게
되는데 가톨릭과의 차이점을 확인할 수 있는 얘기도 실려 있었다.
아기를 살리느냐 산모를 살리느냐 하는 선택의 기로에서
유대교는 태어나기 전의 아기는 아직 생명이 없는 것으로 보기 때문에 산모를 선택하라고 하고,
가톨릭은 수태가 되면 생명이 주어진 것으로 보기 때문에 이미 세례를 받은 산모가 아닌
세례를 받지 않은 태아를 구해야 한다고 해서 양쪽의 서로 다른 입장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외에도 일반적인 상식과는 다른 내용들이 적지 않았는데 법원에서 사형판결을 할 때
판사들의 전원 일치로 판결한 경우 한 가지 견해밖에 나타나지 않는 건 재판의 공정성에 문제가
있어 무효라고 하거나 부모와 스승이 모두 납치되었다면
스승부터 구하라는 등 평범한 사람들의 생각과는 다른 부분들이 적지 않았다.
전반적으로 탈무드의 내용은 인류 공통적으로 지혜와 교훈이 되는 내용이 있는가 하면
유대인들에게만 해당하는 내용도 다수 포함되어 있었다.
사실 현재 유대인의 나라 이스라엘이 저지르고 있는 만행들이 맘에 들지 않아서
유대인들에게 그리 호의적인 생각은 들지 않지만 유대인들이 미국을 비롯해 주요 국가의 정치,
경제 등 여러 분야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유대인들을 잘 알기 위해선 그들이 신줏단지처럼 여기는
이 책을 꼭 읽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유대인들의 문화와 생활을 이해하는 데 있어 중요한 길잡이가 되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