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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를 치유한다 - 신경증 극복과 인간다운 성장
카렌 호나이 지음, 서상복 옮김 / 연암서가 / 201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만 봤을 때는 한때 열풍을 일으켰던 힐링을 주제로 한 에세이가 아닐까 싶었는데
대표적인 여성 심리학자 중 한 명인 카렌 호나이의 신경증과 이에 대한 대책을 담은 책이었다.
요즘 아들러의 이론을 다룬 책들이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인데
대중에겐 그다지 지명도가 높지 않은 여성 심리학자이지만
프로이트와 융의 정신분석학계의 양대산맥 외에
다양한 의견을 가진 심리학자들이 있음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의미가 있는 책이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신경증은 특별한 사람들만이 걸리는 게 아닌
현대 사회생활을 하는 누구나 앓을 수 있는 정신질환이다.
그렇기 때문에 신경증을 자기와는 무관한 남의 얘기라고 치부할 수만은 없는데
이 책에서 자세히 분석하는 것과 같이 신경증의 원인과 대책을 파악하면 자신에게 생길 수 있는
신경증은 물론 다른 사람의 신경증적인 행동에 나름 대처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기본적으로 모든 신경증은 현실에 근거하지 않은 이상에 맞춘 자아상을 만들어내고
그것에 집착하는 데서 발병한다.
이상을 쫓는 나와 현실의 나를 조화시킬 수 없으므로 인해 발생하는 내면의 갈등이
자기 혐오나 자기 비하 등에 빠지게 만들어 신경증 환자가 되게 만들고 마는데 카렌 호나이는
이런 신경증 환자의 유형을 확장 지배 유형, 자기 말소 의존 유형, 체념 독립 유형의 세 가지로 구분한다.
먼저 확장 지배 유형은 진실한 나를 억압하고 이상을 쫓는 나와 온전한 일체가 되면서
내면의 갈등을 해소한다.
확장 지배 유형에는 자아 도취 유형과 완벽주의 유형, 오만한 복수 유형의 세 가지 하위 유형이 있는데,
모두 인생에 통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확장 지배 유형에서 자아 도취 유형은 자화자찬과 매력 발휘로,
완벽주의 유형은 삶의 기준을 높여서 만들어 낸 저항하기 힘든 운명을 짊어짐으로써,
오만한 복수 유형은 복수의 승리감을 만끽하겠다는 정신으로 정복하는 불굴의 삶을 통해
서로 다른 방식으로 통달에 이르고자 애쓴다.
자기 말소 의존 유형은 이상을 쫓는 나에게 경도되어 진실한 나를 망각함으로써 내면 갈등을
해결하는데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한다.
마지막으로 체념 독립 유형은 모든 갈등에서 물러나 내면 갈등이 없는 듯이 살아가는데,
이상을 쫓는 나와 현실의 나, 진실한 나 사이에서 오지도 가지도 못한 채
자유와 독립을 얻으려고 야망도, 사랑도 포기하고 고독하고 냉정하게 살아가는 유형이었다.
이렇게 세 가지 유형을 큰 틀로 해서 인간관계와 일 등에서의 신경증을 분석하고
정신 분석 치료법 및 프로이트의 이론과의 비교까지 충실하고 하고 있는데
솔직히 생각보다 전문적인 내용이라 읽기가 쉽지는 않았다.
심리학 관련 대중교양서 정도로만 생각하고 만만하게 생각한 게 큰 착오였는데
그래도 꾸역꾸역 읽다 보니 신경증에 대해 좀 더 체계적이고 논리적인 파악이 가능하게 된 것 같았다.
아무도 자유로울 수 없는 신경증의 원인과 대책에 대해 제대로 알 수 있는 기회였는데
막연하게만 알고 있던 신경증에 대해 좀 더 올바른 대처를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