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릴리언스
마커스 세이키 지음, 정대단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특별한 능력을 가진 돌연변이들인 브릴리언트들이 등장하기 시작하자

평범한 사람들인 노멀들은 이들의 존재를 상당한 위협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급기야 이들을 분석, 대응하는 부서인 DAR을 만들어 브릴리언트들을 어릴 때부터 선별하여

관리하게 되는데, DAR 소속의 요원이자 사람들의 행동 패턴을 미리 인식할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닉 쿠퍼브릴리언트이자 테러리스트인 존 스미스 일당이 계획 중인

테러를 막기 위해 그를 잡으려고 필사적이지만 쉽지 않은데... 

평범한 인간들인 노멀들과는 뭔가 다른 특별한 능력을 지닌 돌연변이 브릴리언트들과

이들의 테러를 저지하려는 DAR 소속의 요원 닉 쿠퍼가 벌이는 스릴 넘치는 대결을 그리는

이 작품은 그동안 '엑스맨' 등 여러 영화를 통해 만났던 초능력자들과

그들을 두려워하는 보통 사람들의 얘기를 다루고 있다.

대다수의 인간들은 자신과는 다른 능력을 가진 인간을 부러워하는 것을 넘어서

시기하고 급기야 무서워하기까지 한다.

일반적인 인간들은 아무리 상대가 강해도 예측할 수 있는 범위 내의 공격을 가할 것이기 때문에

나름의 대비가 가능하지만 이 책에 나오는 브릴리언트들은 일반인들이 상대할 수 있는 범위를 초월한다.

그러다 보니 그들의 존재 자체가 막연한 공포를 주기에 아예 그들을 별도로 격리시키고

특별 관리하는 특수 조직을 만드는데 이 책에 나오는 공정국이 바로 그 역할을 하는 조직이었다.

공정국에 막강한 권한을 줘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게 되는데

왠지 9. 11. 테러 이후 미국에 생긴 국토안보부를 연상시켰다.

9. 11. 테러의 충격으로 테러란 말만 들어가면 과민반응을 일으키는 미국은 국토안보부란

초법적인 조직을 동원해 테러를 저지하려고 했는데 그 어떤 문제도 테러 예방이라는 말

한 마디면 꼼짝 못하는 분위기라 당연히 각종 인권침해니 위법적인 공권력행사가 난무하게 된다.

이 책에서 닉 쿠퍼는 자신도 브릴리언트면서 브릴리언트들을 탄압하는 임무를 수행하는데

그들이 계획하는 테러를 저지한다는 나름의 명분도 있지만 한편으론 어린 딸이 1급 브릴리언트란 검사결과가 나와서

가족들로부터 격리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혼란스런 상황에 빠져 있다.

존 스미스에게 접근하려는 시도가 좀처럼 쉽지 않자 닉 쿠퍼는 마침 발생한 테러 사건을

자신이 저지른 것처럼 꾸며 차근차근 그에게 다가가려는 계획을 세우는데...


'칼날은 스스로를 상처 입힌다'저자 마커스 세이키의 작품인 이 책은

딱 영화로 만들기에 적합한 SF 스릴러 장르의 묘미를 잘 보여준다.

닉 쿠퍼가 조직을 배신한 척하면서 존 스미스와 가까운 사람들에게 접근해

그에게 다가가는 과정이 조금 지루한 감이 있지만

그 이후에 펼쳐지는 반전은 어느 정도 예측했음에도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다.

노멀과 능력자들의 대결구도를 조성해 왠지 노멀의 입장에 서야 하는 것 같지만

이 책에선 노멀이 강자고 능력자들이 약자인 느낌을 주었다.

능력면에서는 당연히 브릴리언트들이 앞서지만 수적으로 절대 우세이고 기득권을 가진

노멀들이 브릴리언트들이 세력형성을 못하게 하면서 혹시 모를 위험을 사전에 방지하려고 하는데

노멀들과 브릴리언트들이 평화롭게 공존하지 못한다는 점이 안타까울 따름이었다.

무엇보다 자신들의 권력 유지를 위해 브릴리언트들을 희생양으로 삼는 자들의 모습은

딱 현실 정치의 부끄러운 단면이 아닌가 싶었다.

정치적인 위기를 다른 대상에 화살을 돌려 돌파한 건 한국 정치가 자주 사용한 꼼수이기도 했는데

이 책에서는 더욱 거대한 음모로 진행되어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다.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한다는 말도 안 되는 궤변으로 무장한 추악한 욕망들이 통쾌하게 좌절되지만

과연 현실에서도 이런 결말이 가능할까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암튼 무늬는 SF 스릴러로 포장한 책이지만 이 책에서 그려진 현실과 그리 다르진 않아

사회비판적인 소설이라 해도 충분할 것 같다.

영화로도 곧 제작될 예정이라니 스크린에서도 조만간 만나기를 기대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