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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할런 코벤 지음, 이선혜 옮김 / 문학수첩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6년 전 갑자기 결별을 선언하고 토드라는 남자와 결혼하면서 자신을 다신 찾지말라고 했던 나탈리.
그녀와의 약속을 6년 동안 간신히 지키면서 대학교수가 된 제이크는
6년 후에 동문이었던 나탈리의 남편 토드의 사망소식을 접하게 된다.
나탈리와의 약속을 어기고 토드의 장례식에 참석한 제이크는
토드의 미망인이 나탈리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충격을 받는데...
세계 3대 장르문학상을 석권했다는 할렌 코벤의 명성은 이미 잘 알고 있었지만
그의 작품을 만날 기회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용서할 수 없는'을 사놓았지만 다른 책들에 밀려서 고이 모셔만 두고 있는 상태에서
신간으로 나온 이 책을 먼저 읽게 되었는데 6년 전 다른 남자와 결혼하면서 자신을 버리고 떠난
여자가 사실은 그 남자와 결혼한 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 남자가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숨겨진 진실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었다.
먼저 설정 자체가 어디선가 본 것 같이 익숙하면서도 호기심을 강하게 자극했는데
나탈리와의 약속을 어기고 그녀의 행방을 찾기 시작하면서 제이크는 이상한 일들을 겪게 된다.
심지어 그녀로부터 약속을 지켜달라는 이메일까지 받지만 이미 발동 걸린 궁금증을 해소하지 않을
수 없던 제이크는 정체불명의 괴한들에게 목숨을 위협받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지게 되는데...
보통 이런 스토리의 책들은 반전이 생명이라 할 수 있는데
나탈리에게 숨겨진 비밀이 얼마나 충격적이느냐에 따라 작품의 성패가 달렸다고 할 수 있다.
처음에는 음모론에서 종종 만날 수 있는 비밀첩보업무를 담당해서 신분을 숨길 수밖에 없던
나탈리에게 업무상 특별한 일이 생겼다는 그런 속사정이 있지 않을까 추측했다.
실제로 경찰의 태도도 수상하고 해서 스케일이 큰 음모가 진행된다고 생각했는데
밝혀지는 진실은 좀 의외였다.
살다 보면 본의 아니게 어떤 사건에 연루되어서 그동안의 삶 자체가 위협받게 되어
신분세탁을 하고 완전히 새로운 삶을 살아야 할 때가 있다.
우리는 아직 그런 제도적인 프로그램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지만
미국은 증인보호 프로그램 등이 어느 정도 갖춰져 있는 것 같다.
이 작품에선 '프래시 스타트'라는 민간 업체가 비슷한 역할을 하는데 사설 업체가 하기엔
도를 넘어선 일들을 하다 보니 결국 끔찍한 일들이 계속 일어나고 만다.
솔직히 처음에 기대했던 바와는 좀 다르게 나탈리의 비밀이 그렇게 강렬하지 않아서,
아니 좀 의외여서 뭔가 흐지부지 끝나고 만 듯한 느낌도 들었는데 차라리 뻔한 스토리더라도
내가 예상했던 방향으로 전개됐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았다.
암튼 할렌 코벤의 작품과의 첫 만남은 2% 정도 부족한 느낌으로 마무리되었다.
이 번에 부족한 부분들은 다음 작품들을 통해 충족시켜줄 거라 기대를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