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이트의 관점에서 본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모나리자를 사랑한 프로이트
지크문트 프로이트 지음, 김성환 옮김 / 새로운현재(메가스터디북스) / 2014년 12월

르네상스 시대를 대표하는 예술가이자 과학자 등 다방면에서 천부적인 재능을 맘껏 발휘했던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삶에 대해선 그다지 알려진 게 없는 것 같다.

모나리자를 비롯한 그의 명작들과 단편적인 일화들은 알지만

레오나르도 다빈치란 인물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상황에서 정신분석학의 창시자라 할 수 있는

프로이트가 그를 분석한 이 책은 과연 어떤 흥미로운 얘기들을 담고 있을지 기대가 되었다.

전에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입문'을 요약 정리한 책을 통해 대략이나마

'정신분석'이 뭔지에 대해 알 수 있었는데, 실수 행위와 꿈, 신경증 등을 통해

무의식적인 행위 속에 숨겨진 잠재의식을 파악하는 재미가 나름 솔솔했다.

프로이트가 비록 성적인 해석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긴 하지만 나름 설득력 있는 부분도 있는데

이 책에서도 우리에게 친숙한 오이디푸스 컴플렉스 측면에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성격을 분석하고 있다.

레오나르도는 아버지가 정식 결혼한 아내와의 사이의 자식이 아니어서 일종의 사생아라고 할 수

있는데 유아시절에 아버지와 같이 살지 않았기 때문에 어머니에 대한 집착은 있으나

아버지에 대한 증오나 아버지의 권위에 영향을 받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자유로운 영혼이 될 수 있었고

이는 독창적인 과학적인 탐구를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성적 탐구가 활발한 유아기에 정상적인 가정에서 생활하지 못한 레오나르도는 억압된 성 충동을

호기심으로 승화시켜 강력한 탐구욕을 갖게 되어 예술은 물론 과학 등 다방면에 재능을 발휘하게 된다.

이미 어렴풋하게 알고 있던 레오나르도의 동성애적 성향은 그의 독수리 환상을 통해 분석해내고

있는데, 프로이트는 모든 남성 동성애자들이 아주 이른 시기에 여성, 특히 어머니에게 성적으로

집착하게 되고 이루어질 수 없는 어머니에 대한 사랑을

자신과 비슷한 사람을 사랑함으로써 극복하게 된다고 설명한다.

동성애 관련해선 워낙 다양한 견해가 있고 레오나르도를 동성애자로 간주하는 것도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프로이트 나름의 여러 근거들로 그의 삶과 작품들을 이해하는 데는 도움이 된 것 같다.

레오나르도에 대한 자료가 그리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어서 프로이트가 정신분석학의 관점에서

성 충동을 지식에 대한 갈증으로 승화시켰다는 해석은 흥미로운 분석이라 할 수 있지만

모든 걸 성적인 측면에서 접근하는 프로이트의 방식은 여러 문제점이 있고 편협한 해석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이 책을 통해 여전히 의문스런 레오나르도라는 위대한 인물의

삶과 내면을 조금이나마 이해해보려고 한 시도는 분명 큰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다.

덤으로 레오나르도의 명작들도 감상할 수 있어서 일석이조의 가치가 있던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