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과학도에게 보내는 편지 - 현존하는 가장 위대한 과학자 <개미>, <통섭>의 저자 에드워드 윌슨이 안내하는 과학자의 삶, 과학의 길!
에드워드 O. 윌슨 지음, 김명남 옮김, 최재천 감수 / 쌤앤파커스 / 2014년 12월
평점 :
절판


내가 어릴 때만 해도 아이들의 장래희망으로 가장 많이 손꼽혔던 게 바로 과학자였다.

요즘은 세상이 너무 달라져 과학자가 예전과 같은 인기를 얻지 못하지만 30년 전만 해도 남자

아이에겐 부동의 장래희망이라 할 정도로 큰 관심의 대상이었기에 그 대열에 나도 합류를 했었다.

물론 이후 과학자와 그리 내 적성이 맞지 않음을 깨달았지만

잠시나마 막연히 과학자를 꿈꾸었기에 이 책의 제목을 보니 그 시절이 새록새록 떠올랐는데

내가 과학자를 꿈꿀 당시엔 그 누구도 제대로 알려주지 않은 과학자의 길을

현존하는 최고의 과학자 중 한 명인 에드워드 윌슨이 직접 안내해주었다.


사실 과학자가 된다는 게 다른 직업보다 결코 수월하진 않다.

어떤 분야를 전공하든 대부분 박사학위까지 취득하는 데 오랜 시간이 소요되고

꼭 학위가 없다고 해도 연구소 등에 취업하려는 최소한의 스펙을 갖춰야 하기에

어릴 때의 나처럼 막연히 과학자가 되겠다는 생각으론 어려울 것 같다.

하지만 에드워드 윌슨은 훈련보단 열정이 먼저라고 얘기한다.

그리고 과학자에게 필수적일 것 같은 수학실력도 반드시 최고 수준일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이와 관련해 첫 번째 원칙으로 '수학자와 통계학자가 자신의 방정식을 활용할 과학자를 찾아내는

것보다는 과학자가 수학자와 통계학자에게서 필요한 협력을 얻어내는 편이 훨씬 쉽다'를,

두 번째 원칙으로 '모든 과학자에게는, 연구자이든 기술자이든 교사이든,

또한 수학실력이 어느 정도이든, 그 수학실력만으로도 충분히 탁월한 성과를 낼 수 있는

과학 분야가 반드시 존재한다'를 제시하는데 수학을 못한다는 이유만으로

과학자가 되는 꿈을 포기할 필요가 없음을 잘 알려준다.

그만큼 과학계에도 협업 시스템이 충분히 가능하기에 자기 혼자 만능일 필요는 없음을 알 수 있었다. 


다음으로 어떤 분야를 전공하고 무엇을 연구할지 정하는 게 중요함에도 결정하기가 쉽지 않은데

당시 유행하는 분야를 따라갈 필요는 없다고 얘기한다.

래서 세 번째 원칙으로 '총성이 들리는 방향에서 멀어지십시오.

멀찌감치 떨어진 곳에서 소동을 지켜보고, 그렇게 조금 떨어진 곳에서

자기 스스로가 소동을 일으킬 궁리를 하십시오'라고 조언하는데,

꼭 과학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몰려드는 분야는 그만큼 포화상태라

두각을 드러내기 쉽지 않은데 우리는 누가 뭘로 성공했다고 하면

너나 할 것 없이 따라하다가 후발주자들은 모두 실해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차라리 남들이 하지 않는 분야를 파고드는 게 금방 권위자가 될 수 있는 좋은 방법임을 얘기하는데,

개미 연구자가 거의 없던 무렵 개미 연구에 파고들어

최고의 생물학자 반열에 오른 윌슨 자신이 생생한 증거라 할 수 있었다.

'과학에서 발견을 추구할 때는 모든 문제가 기회입니다. 어려운 문제일수록 그 해답이 중요할

가능성이 높습니다'라는 네 번째 원칙과 독창적인 과학연구의 두 전략을 정리한 다섯 번째 원칙('과학의 특정 분야에서 제기된 모든 문제에는 그 답을 알아내기에 이상적인 종이나 개체나

현상이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연체동물의 일종인 군소류 아플리시아는 기억의 세포 차원 기반을

탐구하기에 알맞은 종으로 밝혀졌습니다. 거꾸로, 모든 종이나 개체나 현상에 대해서 그것이

이상적으로 맞아드는 답을 갖고 있는 중요한 문제가 반드시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박쥐를 연구하면 자연히 음파 탐지 능력을 발견하게 되는 법입니다')까지

과학의 길에 들어서는 기본원칙도 유용할 것 같았지만

무엇보다 그가 오랜 세월동안 직접 겪은 경험담이 과학자가 되고자 하는 후학들에게

정말 뼈가 되고 살이 되는 훌륭한 조언이 아닐까 싶었다.

에드워드 윌슨의 연구자 인생 60년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이 책을 통해

과학자의 삶이 과연 어떠한지를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었다.

다른 직업들과는 달리 대중에겐 그다지 알려져 있지 않은 과학자로서의 삶을 살아갈

젊은 과학자들에게 현존하는 최고의 과학자 중 한 명인 저자가 들려주는 조언은 더 많은 사람들이

과학이란 무궁무진한 세계에 뛰어들도록 만드는 데 조금이나마 영향을 줄 것 같다.

아이들에게 매력적인 직업에서 멀어져 버린 과학자의 인기를 다시 되찾기 위해 

이런 책들이 좀 더 역할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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