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 산장 살인 사건 히가시노 게이고 산장 3부작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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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을 앞두고 불의의 교통사고로 약혼녀 도모미를 잃은 다카유키는

얼마 후 도모미 아버지의 초대로 도모미가의 별장에 가게 된다.

그곳엔 도모미 부모를 비롯해 총 8명이 모인 가운데 도모미가 사고로 죽은 게 아니라

살해당한 거라 주장이 제기된다. 충격적인 애기를 제대로 검증시간도 없이

별장에는 2인조 은행강도가 들이닥쳐 그들을 인질로 잡는다.

강도들로부터 탈출하려는 계획들이 누군가의 방해로 실패하고

설상가상으로 도모미의 사촌여동생인 유키에가 칼에 찔려 죽은 채 발견되는데...

 

히가시노 게이고만큼 국내에서 확고한 지명도를 가지고

다작을 출간하는 일본 작가는 아마 없을 것 같다.

신간 소개를 볼 때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들이 종종 나오는 걸 보면

이 사람은 도대체 어떻게 이렇게 많은 작품들을 써낼 수 있을까 하는 감탄을 하곤 한다.

나도 그의 작품을 꽤 읽었는데 최근에 읽은 '공허한 십자가'를 비롯해

나름 유명한 작품들은 읽었다고 생각하는 데도 여전히 안 읽은 책들이 수두룩한 걸 보면

그가 책을 기계처럼 막 찍어내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이 책도 1990년에 일본에서 출간된 책이라는데 20년이 훌쩍 지난 지금 읽어도

손색이 없는 신선한 충격을 주는 작품이었다.

 

결혼식을 앞두고 약혼자를 잃은 다카유키는 약혼자가 죽은 후에도

도모미 부모님과의 관계를 계속 이어간다. 그러던 중 가족모임에 초대받고 간 별장에서 난데없는

강도들의 출현으로 인질이 된 황당한 상황에 처하는데 거기서 예상 못한 살인사건이 벌어진다.

문제는 유키에를 죽인 범인이 강도들이 아닌 인질 중에 있다는 믿기지 않는 사실인데

강도들이 범인이 누군지 밝혀내지 못하면 인질 전원을 살해하고 도주하겠다고 협박하자

인질들은 범인을 맞추기 위한 필사적인 추리에 나서고

유력한 용의자로 전혀 예상밖의 인물을 제시하는데...


상황 설정 자체가 좀 극단적이지만 도모미의 죽음에 얽힌 진실과 유키에를

 살해한 범인이 누군지 밝혀가는 과정 자체는 상당히 흥미로웠다.

뭐라 얘기할 수 없는 왠지 묘한 느낌이 왔지만 정말 얘기를하면 스포일러가 될 엄청난 반전이

담겨 있었는데, '도착의 론도' 등 서술트릭의 대가인 오리하라 이치가 해설에서

자신도 생각했던 트릭인데 선수를 뺏겨 분해한 게 어쩌면 당연한 것 같다.

그만큼 기발한 설정과 트릭이라 할 수 있는데 진실을 알고 나면

후련하다기보단 왠지 모를 씁쓸한 여운이 남았다.

암튼 이 책을 읽고 나니 히가시노 게이고란 작가의 작품세계는

정말 화수분이란 말이 절로 나올 지경이었다.

오리하라 이치가 해설에서 그를 서랍이 많은 작가라고 표현했는데 다양한 소재로

매번 색다른 작품을 선보이는 그의 능력은 천부적인 재능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여전히 믿고 보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이 아직 볼 게 많이 남아 있다는 사실이

벌써부터 배가 부르고 든든한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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