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찾아 돌아오다
기욤 뮈소 지음, 김남주 옮김 / 밝은세상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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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여자와 친구도 버리고 자신이 꿈꾸던 정신과 의사로서 성공의 길에 들어선 에단은

어느 날 일어나 보니 정체불명의 여자가 자신의 옆자리에 누워 있고,

자신의 차가 완전히 망가져 있어 혼란에 빠진다.

가까스로 방송출연을 하게 되지만 정체를 알 수 없는 제시라는 소녀의 방문과

자신이 일방적으로 떠나버렸던 전 애인 셀린에게서 받은 청첩장까지 계속 꼬이기만 하던

에단의 하루는 제시의 자살을 시작으로 파국으로 치닫기 시작하는데...

 

'구해줘'를 시작으로 기욤 뮈소와의 인연은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

'사랑하기 때문에', '내일' 까지 꾸준히 이어졌다.

그의 책들은 영화를 보는 듯한 감각적인 편집과 잠시도 방심할 수 없는 쉴 새 없는 스토리 전개,

시간과 공간을 파격적으로 넘나드는 구성과 반전으로 독자들을 사로잡는 묘한 매력을 가졌기에

어떤 작품을 읽어도 금방 해치웠던 기억이 남아 있는데

이 책도 기존에 만났던 책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이 책의 기본적인 구성은 에단에게 하루가 반복된다는 설정이다.

영화 '사랑의 블랙홀'에서 빌 머레이가 지겹도록 하루를 반복했던 것처럼 에단도 그에게 특별한

하루를 반복한다. 문제는 에단에게 그 하루가 결코 녹록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15년 전 이렇게 살아선 안 되겠다는 결심을 하고 주위 사람들을 떠나 성공을 향해 질주하기

시작한 에단은 어느덧 스타 정신과 의사로 유명세를 누리는 위치까지 오르게 된다.

이렇게 많은 걸 이뤘지만 에단의 마음 속 한 편은 허전함으로 가득한 상태에서

아침부터 예측불허의 상황을 계속 겪게 된다. 그야말로 최악의 하루를 보내게 되는 에단은

돌이킬 수 없는 지점까지 넘어가고 말지만 불행 중 다행으로 그에겐 또 한 번의 기회가 주어진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모르겠지만 에단은 엉망이 된 하루를 다시 수습하기 위해 동분서주

하지만 꼬이고 꼬인 상황은 마음처럼 쉽게 정리가 되지 않고 또 다시 위기에 처하게 되는데...


사실 비슷한 설정의 영화나 소설 등을 많이 접해 봤기 때문에 그리 새로운 내용들은 아니었지만

에단이 과연 그에게 주어진 기회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도대체 그에게 왜 이런 끔찍한 일들이

일어난 것인지 궁금해서 끝까지 책에서 손을 놓을 수 없었는데

한 마디로 이 책에서 일어난 모든 사건의 근원에는 사랑이 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진정한 사랑을 잃어버린 에단에게 각종 시련이 닥쳐 예전에 버렸던 사랑들을 다시 찾게 하고,

사랑의 힘으로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나름 최선의 선택을 하는 모습을 보여줘

인생에서 소중한 가치가 뭔지에 대해 얘기하고 싶었던 게 아닌가 싶다.

이 책에도 전에 읽은 '나이트 폴'처럼 9. 11. 테러의 극적인 순간을 활용하거나

에단이 첫 눈에 반한 셀린에게 고백하는 장면 등 특유의 세련된 기교가 넘쳐나는 작품이었는데

기욤 뮈소의 작품들은 왠지 가을에 더욱 잘 어울리는 느낌이 든다.

겨울 냄새가 벌써 나는 스산해진 가을에 딱 제격이었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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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운명이란 삶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내세우는 구실일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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