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관 미스터리 엘러리 퀸 컬렉션 Ellery Queen Collection
엘러리 퀸 지음, 김희균 옮김 / 검은숲 / 2012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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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명한 미술품 거래상 게오르그 칼키스가 심장마비로 사망하고 장례식을 마친 후

그의 변호사인 마일스 우드러프는 칼키스가 최근에 변경한 유언장이 금고에서 사라졌음을 

알게 되어 이를 신고한다. 사라진 유언장의 행방을 찾기 위해 칼키스 집안 사람뿐만 아니라

장례식에 참석한 사람들까지 샅샅이 뒤지지만 아무런 단서를 얻지 못하고 사건은 미궁에 빠진

가운데 엘러리 퀸이 유언장이 있을 곳은 오직 칼키스가 누워 있는 관밖에 없다고 추리를 하자

칼키스의 관을 열어 본다. 거기서 유언장은 찾지 못하고 칼키스의 시체 외에 또 다른 시체를

발견하게 되자 사건은 더욱 한 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게 되는데... 

 

엘러리 퀸의 국명 시리즈 네 번째 작품. '로마 모자 미스터리', '프랑스 파우더 미스터리',

'네덜란드 구두 미스터리'까지 순서대로 보고 다음 작품인 이 책을 볼까 말까 고민을 했는데

이 책을 96년에 이미 봤기 때문이다. 이 책과 다음 작품인 '이집트 십자가 미스터리'는

국명 시리즈를 검은 숲에서 다시 완간하기 전에 이미 봤던 작품들이라 그냥 건너 뛰고

여섯 번째 작품인 '미국 총 미스터리'로 바로 갈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너무 오래 전에 봤고 책장의 구색을 갖추고 싶은 욕심 때문에 다시 읽게 되었는데

내용이 거의 기억이 나지 않고 오직 범인이 누군지만 알고서 읽게 되니 느낌이 새로웠다.

보통 미스터리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두 번 읽지는 않는 편인데 범인을 알고 보는 것도

작가가 깔아놓은 암시나 단서들을 발견하는 묘미가 있어 나름 나쁘지 않은 것 같았다.

 

엘러리 퀸의 추리로 새로운 시체를 발견하지만 사건은 더욱 꼬이게 된다.

엘러리 퀸은 사라진 유언장과 시체로 발견된 앨버트 그림쇼의 죽음을 설명하기 위해

칼키스 범인설을 자신 있게 내놓지만 찻잔을 가지고 장난을 친 범인의 농간에 추리가

완전히 무너지며 의기소침해진다. 연이어 그림쇼의 형인 길버트 슬론 마저 죽은 채 발견되어

범인인 슬론이 자살한 것으로 사건이 종결될 뻔하지만 자신의 실수를 만회하려는

엘러리 퀸의 끈질긴 노력으로 그가 자살이 아닌 살해당했음이 밝혀진다.

여전히 사건이 난관에 봉착한 상태에서 범인의 대담한 협박은 계속되고

엘러리 퀸은 지능적인 범인을 잡기 위해 교묘한 덫을 놓는데...


이 작품에서 엘러리 퀸은 상당히 고전한다. 칼키스 범인설의 추리가 무너지며 망신도 당하고 

슬론이 죽은 뒤 혼자서 사건 종결을 납득하지 못해 눈총을 받기도 하지만

그의 사건에 대한 예리한 감각은 그대로 묻혀버릴 뻔한 사건의 생명력을 계속 이어가는 힘이 된다.

이후에는 그의 명성에 걸맞게 자신을 가지고 놀았던 범인에게 똑같은 복수를 해주며

사건을 명쾌하게 해결해낸다. 전에 읽었던 작품임에도 범인을 맞추는 논리적인 추리를 해내기엔

버거웠는데 역시 망각의 힘은 책을 다시 읽는 재미를 안겨주었다.

특히 몰랐던 사실들을 발견하는 재미가 나름 솔솔했는데, 차례의 첫 단어를 이 책의 제목으로

교묘하게 연결시켜 놓은 엘러리 퀸의 기발함은 책의 재미를 배가시켜 주었다.

국명 시리즈 중에서도 이 작품과 다음 작품인 '이집트 십자가 미스터리'가 가장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데 아동용으로 읽었던 '이집트 십자가 미스터리'는 정말 인상적인 작품이라

여전히 핵심적인 내용이 생생하게 각인되어 있어 과연 다시 읽을 필요가 있을까 싶지만

이 책을 읽은 탄력을 받아 성인용으로 다시 도전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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