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 e - 시즌 5 가슴으로 읽는 우리 시대의 智識 지식e 5
EBS 지식채널ⓔ 지음 / 북하우스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지식 e시리즈가 벌써 8권까지 나와 있는 상태인데도 내가 따라가는 속도는 여전히 더디다.

4권을 읽고 난 지도 한참 지났음에도 이제야 5권을 다 읽게 되었는데

지하철로 출퇴근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짧게 끊어 읽기에 적당한 책이 필요한 상황에서

짧은 챕터로 나눠진 이 책이 딱 제격이라 할 수 있었다.

이 책은 기존에 읽었던 4권까지와는 뭔가 좀 달랐다.

먼저 다루는 주제 숫자가 또 줄어들었는데, 1, 2권이 40개씩, 3, 4권이 30개씩 다뤘다면

이 책에선 20개로 줄었다. 전체 책 분량엔 큰 변동이 없기 때문에 좀 더 한 주제에 집중하고

자세한 내용을 담았다고도 할 수 있는데, 주제를 다루는 방식도 크게 변했다.

주제에 대한 일방적인 설명방식에서 주제와 관련된 인물의 인터뷰를 싣는 형식으로의 변화를

시도했는데 색다른 신선한 발상인 점도 있었지만

문제에 대한 객관적이고 깊이 있는 분석이 약하다는 아쉬움도 남았다.

인간과 인생이란 큰 주제 아래 잘 모르는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얘기를 듣다 보니

이렇게 사는 사람들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고산거벽 등반 전문산악인이나 판화가 이철수, 마임이스트, 공연연출가 등

주로 문화, 예술 분야의 사람들과 진보네트워크 활동가나 인드라망생명공동체 상임대표 등

시민사회운동가들, 한대수나 신해철과 같은 대중연예인까지

각계의 인사들을 망라해서 다양한 얘기들을 들을 수 있었다.

잘 몰랐던 분야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되는 재미도 솔솔했지만

전반적인 분위기는 정권 내지 사회비판적인 내용들이었다.

특히 용산 철거민 참사 유가족의 인터뷰는 용산 참사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에 대한

정말 충격적인 증언이라 할 수 있었다. 직류시스템을 주장하는 당대 최고의 발명가 에디슨에 맞서

교류시스템으로 개인의 부가 아닌 인류의 복지와 윤택한 삶을 위해 노력한 테슬라의 얘기는

우리가 진짜 알아야 하는 사람은 제대로 모르고 있다는 아쉬움을 주었다.

성공회대 연구교수 보노짓 후세인의 인터뷰는 백인에겐 약하고

흑인을 비롯한 동남아 아랍권의 같은 아시아인들에게 우월감을 가진

일그러진 한국인의 부끄러운 자화상을 보여줘 민망함을 안겨주었다.

시리즈가 계속되면 어떤 것이나 매너리즘에 빠져 종전에 했던 것들을 답습하곤 한다.

지식e시리즈도 명실상부한 장수시리즈라 할 수 있는데 그 장수의 비결은

역시 기존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항상 초심으로 변화를 추구한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그런 점에서 5권인 이 책은 기존 시리즈와는 차별화된 시도를 통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여러 분야의 다양한 사람들의 삶과 애환을 담아내 지식e 시리즈가 지닌 품격을 잘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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