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수업 - 잘 물든 단풍은 봄꽃보다 아름답다
법륜 지음, 유근택 그림 / 휴(休) / 201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은 그 기세가 많이 누그러졌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힐링 열풍으로

출판계에도 힐링 서적이 봇물이 터지듯 쏟아져나왔다.

특히 스님들의 힐링 서적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힐링 열풍을

스님들이 주도하는 모양새까지 되었는데 그 대표주자가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의 혜민스님과 이 책의 저자인 법륜스님이 아닌가 싶다.

두 사람 모두 매스컴에 많이 출연해 대중적인 친근함을 갖추어서

더욱 큰 반향을 불러온 게 아닌가 싶다.

 

법률스님의 책은 전에 '행복한 출근길'을 읽은 적이 있어 낯설지는 않다.

이 책에선 행복, 죽음, 이별 등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근본적인 고민들에 대한

스님 나름의 해답을 소개하고 있는데 상당 부분 공감이 가는 내용들로 가득했다.

시작부터 누구나 한번쯤은 해보았을 '왜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난해한 질문을 다루는데,

의외로 답은 간단했다. 삶이 '왜'라는 생각보다 먼저이기에,

즉 존재가 사유보다 먼저이기에 이 질문에는 답이 없다는 것이다.

이미 주어진 삶에 대해 시비를 거는 것보단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살까'를 고민하는 것이

삶의 에너지를 발전적으로 쓰는 것이라 얘기하는데 지극히 당연하지만

우리가 잘 깨닫지 못하는 삶에 대한 근본적인 접근자세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현재에 만족하는 긍정적인 태도와 집착과 욕망에서 자유로워 지는 것이

행복의 지름길임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준다.

우리의 삶이 인생에 어떤 일이 일어나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어떤 태도를 지니느냐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인데, 어떤 일이 내 생에 주어지는 것이

운명이 아니라 그것에 어떻게 대처하고, 해결하느냐가 운명임을 이 책을 통해 제대로 각성하게 된다.

죽음에 대한 문제도 마찬가지다. 살아있는 것은 언젠가 죽는 게 자연의 이치임에도

죽음을 두려워하면서 사후세계를 논하는 것은 이리석은 행동일 뿐이다.

지금 현재에 충실하는 게 죽음의 공포와 삶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는 길이며,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도 딱 사흘만 슬퍼하고 떠나보내 주는 게

남아 있는 사람을 위해서나 죽은 사람을 위해서나 훨씬 바람직한 일이다.

결혼에 대해서도 연연해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결혼이란 걸 본인이 진정 원하고

그에 따른 여러 문제를 감당할 자신이 있으면 하면 되고, 그럴 생각이 없으면 안 하면 되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이상하게 남의 사생활에 관심들이 많아서 이래라 저래라 잔소리들이 많은데,

어떤 선택을 하든 다 장단점이 있음에도 결혼이 선이고 독신은 악인 듯

잘못된 편견을 가진 상당수의 고루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나 자기 의지와는 상관없이

부모나 주변의 압박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꼭 읽어봐야 할 내용들이 담겨 있었다.

모든 것은 마음의 습관이 결정하는 경우가 많은데 욕심과 집착, 기대와 불만에서 벗어나

자신부터 행복해지는 현명한 선택을 해야 아름답고 충만한 삶을 살 수 있음을 스님은 가르쳐준다.

사실 이 책에 나오는 여러 방법들이 새롭거나 특별한 건 아니다.

단지 알면서도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거나, 그런 측면을 생각하지 못한 것에 불과한데

차이는 실로 엄청난 것이 아닌가 싶다. 이런 책을 읽을 때마다 드는 생각이지만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고, 삶에 대해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하는지가 정말 중요한 문제인데

학교는 물론 가정이나 사회에서 제대로 가르쳐주는 사람이 없다.

늘 엄청난 정보와 정신없는 삶에 허덕이며 삶에 대한 근본적인 원칙이나 자세를 바로 잡지 못하고 

닥치는 대로 살기 바쁘다 보니 늘 힘들고 괴로운 나날을 반복하게 되는 게 아닌가 싶다.

그런 점에서 책 제목처럼 인생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하는 시간을

잠시나마 가질 수 있게 해주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