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과 골리앗 - 강자를 이기는 약자의 기술
말콤 글래드웰 지음, 선대인 옮김 / 21세기북스 / 201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성경 속의 다윗과 골리앗의 얘기는 약자가 강자를 이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엄청난 거인이자 막강한 무장을 한 전사 골리앗을 어린 양치기 소년이 돌팔매로 물리치리라고는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기에 신의 뜻이라니 하며 다윗의 극적인 승리를 포장하곤 한다.

하지만 이런 관점에 이의를 제기한 사람이 등장하였으니 바로 이 책의 저자 말콤 글래드웰이다.

 

그는 다윗의 승리가 결코 이변이 아닌 당연한 결과라는 입장으로

 

우리가 흔히 생각하고 있는 강자와 약자의 관념을 완전히 바꿔 놓고 있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 단순히 약자와 강자의 싸움으로 볼 수 없다는

 

말콤 글래드웰의 기본 입장이다. 골리앗이 중보병이라면 다윗은 투석병이라 할 수 있는데

 

중보병에게 투석병의 공격은 치명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흔히 생각하는 중보병끼리의 접근전이었다면 당연히 골리앗이 절대적으로 유리했겠지만

 

다윗은 골리앗이 원하는 방식으로 싸우지 않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싸웠기 때문에

 

그를 손쉽게 물리칠 수 있었다. 이 책에선 우리가 흔히 언더독으로 여기는 약자들이 강자를 물리친

 

사례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농구 기술이 부족한 선수들로 이뤄진 팀이 경기 내내 풀 코트 프레스를

 

가해 강팀을 이긴 사례 등 기존의 게임의 법칙을 바꿔놓은 사례들이 등장한다.

 

약자들은 기존의 방식에 구애받지 않기 때문에 얼마든지 그들만의 방식으로

 

게임을 운영하다 보면 충분히 강자들을 물리칠 수 있었던 것이다.

 

약자와 강자의 이분법적 편견에 사로잡힌 어리석음은 스포츠 경기에만 있지 않았다.

 

보통 학급의 학생 수가 적어야 더 좋은 성적을 낸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도 적절한 숫자일 때만 가능한 것이지 그 숫자 이하일 경우에는

 

오히려 학생들끼리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이른바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이 적용되어 뒤집힌 U자형 곡선을 그리는데도 우리는 늘 한계치를

 

넘는 걸 요구하곤 한다. 과유불급이란 말이 딱 들어맞는 사례라 할 수 있었다.

 

좋은 학교에 진학하는 문제도 동일한 측면이 있었는데,

 

최고 학교에서 하위권을 차지하는 학생보다는 그보다 조금 떨어지는 학교에서

 

상위권인 학생이 훨씬 장래가 유망하고 자기 전공을 계속 살릴 수 있었다.

 

이 책의 표현대로 하면 큰 연못의 작은 물고기보단 작은 연못의 물고기가 되는

 

더 나은 선택이라는 점을 입증해 보여줬는데 이는 좋은 학교에 진학한 학생들이

 

자신보다 나은 학생들에 상대적인 열등감을 느끼며 좌절감에 빠지기 때문이었다.

 

교육열이 지나친 우리나라 부모들에게 좋은 충고라 할 수 있었는데

 

'용의 꼬리가 되는 것보다 뱀의 머리가 되는 게 낫다'는 속담이 딱 들어맞았다.

 

이외에도 난독증 환자나 폭격을 당한 런던 시민들의 태도 등을 통해

 

역경에 대처하는 사람들의 태도가 우리의 예상과는 다른 결과를 낳을 수 있음을 알 수 있었고,

북아일랜드에 행사된 부적절한 공권력이나  세 번 범죄를 저지른 자를 장기 내지 무기형에 처하는

 

삼진 아웃제의 효용성은 힘으로 몰아붙이는 게 결코 최선이 아님을 잘 보여주었다.

 

'블링크', '티핑포인트', '아웃라이어' 말콤 글래드웰의 책들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그의 세상을 바라보는 눈은 예리하다 못해 수면 아래 숨겨진 빙산까지 꿰뚫어보는 혜안을 가진 것 같다.

 

이 책에서도 우리가 약자와 강자라는 편협한 시선에 의해 바라보던 구도를

 

그의 안내에 따라 완전히 프레임을 바꿔 바라보니 새로운 세상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그의 책은 언제나 기다려지고 반가운데 이 책도 그의 진가를 입증하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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