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히스토리 - 한 권으로 읽는 모든 것의 역사
데이비드 크리스천 & 밥 베인 지음, 조지형 옮김 / 해나무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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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아니 우주의 역사를 단 한 권의 책으로 정리한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 같은데

이 책은 놀랍게도 137억 년의 역사를 한 권의 책에 담아내고 있다.

전에 읽었던 '우주 속으로 걷다'에서 우주와 인류의 역사를 간결하게 알 수 있었는데,

이 책에서도 과학과 인문학을 넘나들며 이 세상이 어떻게 현재에 이르렀는지를 잘 보여주었다.

세상의 기원에서 출발하는 이 책에서 중요한 관점은 복잡성의 증가로,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복잡한 것들이 출현하는 빅뱅(137억 년 전), 별의 출현(135억 년 전),

새로운 원소의 출현(135억 년 전), 태양계와 지구(45억 년 전), 지구 상의 생명(38억 년 전),

 

집단학습(20만 년 전), 농경(1만 천 년 전), 근대 혁명(250년 전)의 8가지 임계국면을 통해

 

우주의 역사를 살펴본다.

본격적인 내용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어떤 주장의 신뢰성 판단기준으로

 

직관, 권위, 논리, 증거를 제시하는데, 어떤 주장을 판단하는 올바른 기준을 제시하여

 

이 책뿐만 아니라 다른 내용들을 판단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이 책에서도 우주의 기원을 빅뱅이론으로 설명하고 있는데

우주가 팽창한다는 허블의 증거와 우주배경복사가 가장 강력한 증거라고 제시한다.

빅뱅 이후 2억 년 후에 물질이 많고, 중력이 작용하며 아주 작은 차이로 물질의 분포가

 

균질적이지 않아야 하는 골디락스 조건(임계국면이 나타나기에 알맞은 조건)을 충족하여

 

별들이 출현하기 시작했다.

별은 수소, 헬륨 외의 여러 원소들을 만들어냈고 원소들의 결합은 태양계와 지구를 만들어냈다고

 

하는데 사실 너무 오랜 세월 동안 서서히 이뤄진 일들이라 쉽게 와닿지는 않았다.

생명의 탄생은 늘 신비로운 주제인데, 이 책에서는 생명의 네 가지 특성으로

 

물질대사, 향상성, 생식, 적응을 제시한다. 생명이 탄생하는 골디락스 조건으로

 

유기체 생명에 필요한 원소들을 가지고 있고, 적절한 에너지가 있으며, 물이 존재해야 하는데

 

초기 지구가 바로 이런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었기에 생명이 탄생할 수 있었다.

기초 세포에 유기 분자들이 나타난 이후 광합성, 진핵생물의 등장, 다세포 유기체 출현, 뇌의 발달,

 

육상 생물의 등장, 포유류의 등장의 여섯 가지 임계국면을 거쳐 인간의 출현에 이르게 된다.

생존하고 있는 모든 생물의 마지막 공통 조상이라는 루카로부터 40억 년이 지난 지금 화석 기록,

 

유전학적 연대측정, 영장류 사회의 현대적 연구 등의 결정적인 증거로 진화론이 대세로 인정받고

 

있는데 이 책은 인간을 유인원과 구별되게 하는 특성으로 집단학습을 제시한다.

그리고 인류의 삶을 바꾸어준 농경생활의 시작과 커뮤니케이션과 운송 기술의 향상은

 

오늘날의 문명의 기초를 낳았는데, 이 책에선 세계를 아프로유라시아, 아메리카, 오스트랄라시아,

 

태평양의 네 개의 권역으로 구분하여 좀 색다른 기준을 제시했다.

글로벌 교환 네트워크, 경쟁적인 시장, 에너지 사용의 확대가 인류의 혁신속도를 가속시켜

 

현대의 복잡다단한 세상을 만들었다.

이 책을 읽다 보니 우주의 역사가 한 순간에 파노라마 펼쳐지듯이 압축되어 전개된 느낌이 들었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우주의 역사와 인간의 역사를 깔끔하게 요약한 기분이 들었는데,

요즘 대세라 할 수 있는 여러 분야의 '통섭'을 통해 '빅 히스토리'라는 큰 줄기를 파악할 수 있었다.

특히 단순한 지식의 전달이 아닌 이 책의 내용을 스스로 생각하고 깨달을 수 있도록 만들고 있는데,

각 챕터의 끝에 '더 깊이 생각하기'란 부분을 두어 다양한 관점에서 문제를 고찰하도록 돕고 있다.

물론 137억 년의 우주의 역사를 한 권의 책으로 통찰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에 가깝지만

이 책이 큰 흐름을 제대로 짚어주면서 중요한 포인트를 제시해준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감히 상상도 하기 어려운 광활한 역사를 타임머신을 타고

 

흥미로운 시간여행을 하게 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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