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니 스토리 Tiny Stories
야마다 에이미 지음, 김수현 옮김 / 민음사 / 2013년 4월
평점 :
절판


나름 일본 작가들의 소설들은 즐겨 읽는 편이라(물론 장르소설에 치우친 감은 있지만)

 

왠만한 작가들은 최소한 이름 정도는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의 저자인 야마다 에이미는 사실 생소한 작가였다.

책에 적힌 작가 소개를 보니 나오키상을 비롯해 여러 문학상을 두루 섭렵한

 

무라카미 하루키와 무라카미 류에 필적한 유일한(?) 여성작가란 평가를 받고 있다는데

 

내가 이런 작가의 이름조차 들어보지 못했다니 좀 의외라 할 수 있었다(좀 과장된 측면이 있겠지만).

사랑에 관한 스물 한 가지 작은 이야기라는 부제를 단 것처럼 21편의 사랑을 소재로 한 단편을

 

싣고 있는 이 책은 여성 작가라 그런지 대부분 여자주인공들의 사랑 얘기를 그려내고 있다.

 

첫 번째 작품인 '마빈 게이가 죽은 날'은 어머니의 유품에서 발견된 메모로 인해

벌어지는 얘기를 담고 있는데, 마빈 게이가 만우절에 죽었다는 사실은 이번에 알게 되었다.

 

자신의 죽음이 만우절 농담 취급당할까봐 무섭단 어머니의 말이 재밌으면서도

 

갑자기 장국영이 떠올라 뭔가 아련한 느낌이 들었다.

 

다음으론 앵초와 사랑에 빠진(?) 전신주의 얘기가 나오는데,

 

인간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고 있는 전신주의 눈길이 무서울 지경이었다.

 

소변을 보거나 토하거나 쓰레기를 버리는 등 전신주에게 갖은 학대를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 책을 보고 나면 자신을 지켜보고 있는 전신주가 신경 쓰여 절대 그런 만행을 못할 것 같다.

 

이 책에는 GI라 불리는 미군과 사귀는 여자들의 얘기가 무려 5편이나 실려 있는데

 

작가 자신의 경험이 있는 것인지, 무슨 특별한 사연이 있는지 궁금했다.

 

미군과의 연애는 필연적으로 시한부 연애인 경우가 많았는데

 

5편 모두 화려한 남성편력(?)을 자랑했다.

무심한 가족들에게 반기를 들며 100살이 되면 저지를(?) 버킷 리스트를 작성하는 가정주부의 얘기,

 

책 읽는 남자를 지성적일 거라 생각하고 낚인 여자의 경험담(좀 뜨끔하다ㅋ) 등

 

이 책을 통해 단번에 수많은 연애를 경험한 듯한 느낌이 들었다.

 

무라카미 류의 '클리토리스에 버터를'이라는 제목을('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의 원제였다는)

따온 작품이 있을 정도로 전체적으로 좀 수위가 있는 편이었지만

(그렇다고 선정적인 그런 느낌이 들진 않았다) 원래 적나라한 게 오히려 솔직담백한 면이 있으니

 

내가 모르는(?) 색다른 세계를 경험한 느낌이 들었다.

 

전체적으로 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사랑 얘기를 접하다 보니

 

세상에는 참 여러 가지 모습의 사랑이 있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는데

 

사람마다 상대가 누군지에 따라, 그 시기에 따라 사랑의 빛깔이 다름을 잘 보여주었다.

 

야마다 에이미와는 첫 만남이었는데 여전히 조금은 낯선 느낌이 든다.

 

취향 차이라 할 수도 있는데 그래도 여러 편의 단편을 입맛에 따라

 

골라 먹을 수 있는 수 있는 즐거움을 안겨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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