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의 소년 1
이정명 지음 / 열림원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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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서 50대 북한 남자가 피살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사체 주변에는 1 11 21 1211 111221 312211...

하트, 클로버, 열쇠 모양의 도형들과 '나는 거짓말쟁이다'라는 암호가 쓰여 있고,

경찰은 현장에서 검거한 20대 초반의 신원미상의 남자를 유력한 용의자로 수사를 진행하지만

그에게는 특별한 사연이 있었는데...

'뿌리 깊은 나무', '바람의 화원' 등으로 한국 팩션계의 선두 주자로 부상했던 이정명 작가의

 

신작인 이 책은 수학 천재인 북한 출신의 자폐 소년이 사랑하는 여자를 지키기 위해

 

세계를 떠돌게 되는 기나긴 여정을 그리고 있다.

수학 천재가 주인공이라 영화로 봤던 '박사가 사랑한 수식' 주인공도 얼핏 연상되었는데

여기저기 수학과 관련된 내용들이 등장해 색다른 재미를 주었다.

사실 수학과는 그리 친하지 않는 편인지라 수학이 여기저기 등장한다는 사실에 좀 지루하고

 

난해한 얘기가 펼쳐지지 않을까 조금 걱정도 했는데 예상 외로 흥미진진한 얘기가 전개되었다.

유력한 용의자로 체포된 나는 아스퍼거 증후군이란 진단을 받아 병감담당 간호사 안젤라에게

 

심문을 받으면서 그녀에게 파란만장한 인생스토리를 털어놓는다.

 

1987년 2월 29일 소수달의 소수날에 태어난 나죽음배달부였던 아버지 밑에서 자라

 

어릴 때부터 수학에 재능을 보여 수학 올림피아드에 나갈 학생으로 선발된다.

마침 미국을 방문한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에게 보여 주기 위한 집단체조의 도안을 맡는 등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것도 잠시 기독교도였던 아버지가 체포되면서 수용소로 끌려가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평생의 연인이라 할 수 있는 영애를 만나게 되고

 

그녀를 지키기 위한 험난한 여정이 시작되는데...

탈북자가 등장하는 얘기라면 왠지 우울하고 비참한 상황이 연상되는데

주인공 길모는 그런 힘든 상황에서도 결코 좌절하거나 무너지지 않았다.

수학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그에겐 어떤 절망적인 상황도

 

학의 아름다움으로 치환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

그리고 지켜야 할 사람이 있다는 게 그에게 살아갈 힘이 되어준 게 아닌가 싶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수학으로 이뤄진 세상도 아름다울 수가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만 해도 머리를 아프게 했던 수학이 가진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준 책이라 할 수 있었는데

길모의 천재적인 능력을 이용하려는 자들의 손아귀에서

 

길모는 영애와의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을지 2권의 내용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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