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세우는 옛 문장들 - 언어의 소금, 《사기》 속에서 길어 올린 천금 같은 삶의 지혜
김영수 지음 / 생각연구소 / 2013년 4월
평점 :
품절


중국의 대표적인 고전이라 할 수 있는 사마천의 '사기'는 그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얘기를 통해

삶의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여전히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책이다.

많은 사람들이 인생의 교과서로 삼을 만한 책으로 추천하는 책이라 나도 관심이 많은 책인데

엄청난 분량으로 인해 최근에야 완역이 될 정도여서 원전을 제대로 읽기는 아무래도 쉽지가 않았다.

그래서 '사기 교양 강의' 등 '사기'를 다룬 책을 읽는 것으로 위안을 삼곤 했는데,

'사기' 속에 담겨진 주옥같은 고사성어와 명구들을 정리한 이 책을 만나게 되니

 

그간 쌓였던 갈증이 조금이나마 풀리게 되었다.

'사기'에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사자성어가 많이 실려 있어

 

그야말로 사자성어의 보고라 할 수 있었다.

이 책에선 '구우일모'를 시작으로 '관포지교', '다다익선', '토사구팽' 등 우리가 일상적으로

 

많이 쓰는 쉬운 고사성어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이 책을 통해 새롭게 만나는 말들이 많았다.

나름 고사성어를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책을 읽으니 내가 아는 건 새발의 피였다.

총 7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각 장마다 주제어를 정해 관련된 '사기'속의 문장을 뽑아내었는데,

'생사'(어떻게 죽을 것인가), '관조'(이성과 감성의 조화), '활용'(융통성이란 유일한 원칙),

 

'언어'(말은 마음의 소리), '사로'(노력보다 방법이 중요하다), '유인'(마음의 길, 심로를 내서

 

이끌어라), '승부'(승부는 책임을 동반한다)의 7가지 주제어는

 

우리의 삶을 관통하는 주제라 할 수 있었다. 물론 7개의 주제어가 체계적인 편은 아니고,

 

각 주제어에 실린 문구들이 그 주제어와 딱 들어맞는지는 애매한 부분들이 있었지만

'사기' 속의 얘기들을 통해 제목처럼 나를 세우는 옛 문장들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우리가 흔히 '용의 꼬리보다 뱀의 머리가 낫다'는 말을 쓰곤 하는데, '사기'에선 '영위계구

 

물위우후'라고 차라리 닭의 주둥이가 될지언정 소의 똥구멍은 되지 말라는 말이 사용되었다.

'암탉이 새벽에 울면 집안이 망한다'는 말도 '사기'에 등장하는데,

지금과 같이 여성비하용으로 쓰인 게 아니라 주 무왕의 실정을 비판하기 위한 것이었다.

여러 책에서 '사기'를 인용하기 때문에 '사기'에 나오는 왠만한 내용들은 안다고 착각을 했는데

이 책을 읽다 보니 정말 내가 아는 내용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았다.

'사기'에 담긴 풍부한 얘기들은 스토리텔링의 원조라 할 수 있었는데

그 속에 담겨 있는 삶의 교훈은 우리가 왜 아직까지 '사기'를 끊임없이 언급하는지를 알 수 있었다.

'언격이 곧 인격이다', '말이 달라지면 생각의 길이 달라지고,

 

생각의 길이 달라지면 인생의 길이 달라진다'고 이 책에서 말한 것처럼

 

'사기'에 언급된 주옥같은 문장들을 자신의 삶에 잘 반영하면 인생이 달라질 것 같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이 책은 인생의 지혜가 담긴 고전 '사기'를

 

우리가 왜 읽어야 하는지를 잘 보여주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