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스의 산 2
다카무라 가오루 지음, 정다유 옮김 / 손안의책 / 2010년 3월
평점 :
품절


한동안 잠잠하던 마크스가 다시 활동을 시작했다.

 

마치코가 근무하는 병원에서 총격사건을 벌이고 형설산악회의 멤버인 기하라의 자택에서 발포하는

사건이 연달아 발생하자 경찰은 범인으로 추정된 미즈사와에 대한 수사를 공개수사로 전환한다.

 

16년 전 산에서 발생한 미스터리한 사건과 형설산악회가 긴밀한 관계가 있음을 발견한 고다는

 

조금씩 사건의 실체에 다가가고 드디어 오랜 세월 숨겨졌던 충격적인 진실이 드러나는데...

경찰이 나오는 영화나 드라마, 소설은 워낙 많지만

 

실제 경찰의 모습을 사실감 있게 그린 작품은 그다지 많지 않다.

 

경찰의 진면목을 알진 못하지만 마치 경찰이 직접 작품을 쓴 것처럼 느껴지는

 

생동감을 주는 작품들이 간혹 있는데 이 책이 바로 그런 책이라 할 수 있었다.

 

고다 형사를 비롯한 다양한 경찰청 사람들을 등장시켜 그들의 적나라한 수사 현실을 보여주는데

 

격무에 시달리면서도 여기저기 치이는 고달픈 형사로서의 삶이 안타까울 정도였다.

 

특히 이 사건과 같이 사회 지도층이 연루된 사건이어서 수사지휘부가 압력을 넣어 제대로 된

수사를 못하도록 하는 방해하는 모습은 '유전 무죄, 무전 유죄', '강한 자에 약하고, 약한 자에 강한'

 

권력기관의 일그러진 자화상을 잘 보여 주었다. 하지만 부당한 압력에도 불구하고

 

꿋꿋이 현장을 누비는 고다 같은 형사들이 존재하기에 그래도 한 가닥 희망이 있지 않나 싶다.

1권을 읽으면서 도대체 16년 전 그 산에선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미즈사와는 왜 그런 상태가 되었으며 살인을 저지르고 다니는지 알 수가 없었다.

 

무슨 엄청난 일이 있었기에 사건을 은폐하려고 기를 쓰는 자들이 있는지 궁금했는데

 

밝혀진 진실은 전혀 뜻밖이었다. 마크스가 무슨 의미인지(사람 이름인지) 몰랐는데

 

형설산악회 5인방의 머릿 글자를 딴 말이었다. 그 해 산에서 형설산악회 5인방이 벌인

잔인무도한 짓은 좀 납득이 되지 않았는데, 세상에 비밀이 없다고 전혀 생각도 못한 인물에 의해

 

대가를 치르게 되었으니 사필귀정이라 할 수 있었다.

이제 사건은 모두 끝이 났다. 여러 가지 의문이 남아 있지만 산에서 시작된 사건은

 

결국 산에서 끝을 맺게 되었다. 진실에 이르기까지 정말 멀고도 험한 길을 돌아온 느낌인데

 

진실을 알고 보니 좀 허무한 느낌도 들었다. 왜 내려올 걸 산에 올라가느냐고 물으면

 

산이 거기 있기 때문이라는 말이 있듯이 이 책을 읽고 나니 험한 산을 등반한 느낌이 들었다.

 

그 길고도 길었던 능선을 지나 겨우 정상에 섰을 때의 그런 느낌이라 할 수 있었는데

 

그래도 정상을 정복한 뿌듯함을 맛볼 수 있었다.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 스케일이 큰 작품이라

 

따라가기 쉽진 않았지만 그만큼의 가치가 있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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