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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스의 산 1
다카무라 가오루 지음, 정다유 옮김 / 손안의책 / 2010년 3월
평점 :
품절
쇼와 51년(1976년) 가을 미나미알프스에서 변사체가 발견되고
인근 인부합숙소에 있던 이와타라는 남자가 범인으로 체포된다.
범행사실 자체를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이와타와 행적이 이상한 등산객에 대한
여러 가지 의문을 남긴 채 사건은 일단락되는가 싶었지만 비슷한 시기에 일어났던
가족동반 자살사건에서 살아남은 아이와 얽히면서 새로운 비극을 잉태하게 되는데...
제109회 나오키상 수상작으로 오래 전부터 그 명성은 알고 있었는데
만날 기회가 없었다가 우연히 이번에 읽을 기회를 얻게 되었다.
제목에 산이 등장하고 사건이 발생한 기타다케 산 주변의 약도가 앞에 실려 있어서
산에서 발생한 미스터리구나 싶었는데 이 책 전반에 산의 어두운 그림자가 짙게 깔려 있었다.
그냥 그렇게 잊혀지는구나 싶었던 미나미알프스에서의 사건은
세월이 지나 헤이세이 4년(1992년)에 또 다른 범죄로 발아하기 시작한다.
작가가 붙인 소제목처럼 미나미 알프스의 사건은 더 큰 사건의 씨앗을 뿌린 것에 지나지 않았다.
도립대 뒷편에서 조폭이었던 하타케야마가 끔찍하게 살해당하고
연이어 법무성 차장검사가 비슷한 흉기로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모종의 연관성이 있는 것 같은 두 사건에 대해 수사지휘선에선 이상하게도
합동수사본부 설치 등 적극적인 수사에 임하려는 자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경시청의 고다 형사는 처남이었던 가노 검사의 도움을 받아 입수한 정보를 바탕으로
교세이 대학의 형설산악회 멤버들이 사건에 깊숙이 관여되어 있음을 발견하는데...
이 책은 범인이 누구인지를 맞추는 본격 미스터리는 아니고 초반에 범인의 정체를 알려준다.
문제는 그가 왜 그런 짓을 저지르는지, 그리고 피해자와의 관계는 어떠한지를 밝혀가는 과정이
핵심이라 할 수 있는데 이 책에선 고다 형사를 중심으로
경찰의 수사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내 경찰소설의 진수를 보여준다.
사실 등장하는 형사들이 많고 별명으로 불리는 경우도 많아서
누가 누군지 헷갈리고 혼란스러웠는데 앞부분에 주요 등장인물을 간략하게 정리해주었으면
좀 더 책을 재밌게 읽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암튼 아직까지 제대로 사건의 실체를 파악하지 못하고 헤매고 있는 경찰의 수사를 비웃기라도 하듯
유유히 돌아다니는 마크스의 정체와 사건의 실체가 드러나려면 고다 형사를 비롯해
경찰들이 좀 더 분발해야 할 듯 한데 과연 어떤 엄청난 진실이 숨어 있을지 빨리 2권을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