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에 관한 진실 - 우리가 거짓을 사랑하는 이유
볼프 슈나이더 지음, 이희승 옮김 / 을유문화사 / 2013년 4월
평점 :
절판


얼마 전에 읽은 '인간 이력서'비롯해 '위대한 패배자' 등 볼프 슈나이더의 책들은

우리가 쉽게 지나쳤던 사실들에 대해 새롭게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었다.

이 책도 진실만이 좋고 거짓은 나쁘다는 대부분의 사람들의 선입견에 대해

 

완전히 다른 생각을 하도록 만들어준다.

먼저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진실이 중요하지 않음을 얘기한다.

그 이유로 우리가 진실을 날조하고 은폐한다는 사실과

진실이 무엇인지 모른다는 사실을 드는데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주장이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거짓이라는 게 상대적이고 주관적인 것이며

대부분은 착오 또는 실수에서 비롯됨을 알 수 있는데 이 책은 다양한 사례를 통해 이를 증명한다.

오랫동안 영향력을 떨친 점성술이나 달과 외계인, 로또 당첨에 대해 보이는 태도는

 

우리가 흔히 저지르는 착오라 할 수 있었다.

과거에 대한 미화나 미래에 대한 예측, 위인들을 매력적인 인물로 착각하는 것

 

(위대함과 호감은 십중팔구 서로 멀리한다)도 여기에 해당했다. 

 

미신이나 마녀 사냥, 종말론과 같이 어리석기 그지없는 착오들도 행해진 게

 

인류의 역사라 할 수 있었다.

인류가 대부분의 시간 동안 엄청난 착오 속에 살아왔는데, 지구가 원판이고, 지구가 움직이지 않는

 

세계의 중심이며, 태양의 우주의 중심이고, 인간은 완성된 피조물로 세상에 나타났다는 믿음을

 

쉽게 저버리지 못했다(여전히 종교에 지배된 자들 중 이런 믿음을 가진 자들이 적지 않다).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도 대표적인 착오라 할 수 있었는데

 

그는 죽을 때까지 자신이 도착한 곳을 인도라고 믿었다.

이런 잘못된 믿음을 깨뜨리는데 큰 기여를 한 사람이 바로 코페리니쿠스와 다윈이었다.

모호한 착오들이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경우도 있다.

플라세보 효과나 프로파일링에 사용되는 선입견이 바로 여기에 해당되는데,

선입견을 피할 수 없는 이유는 우리가 물려받은 유산이고,

신중하고 성숙한 판단을 내리기에는 대부분 지식과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임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우리는 흔히 광고나 언론의 오도에 낚여 잘못된 판단을 내리곤 하는데,

그 정도가 심하지 않으면 어느 정도 용납할 수도 있겠지만

여론조작의 폐해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할 수 있기 때문에 항상 경계심을 늦추면 안 될 것이다.

하지만 거짓말이 무조건 나쁜 것만은 아니다. 의도적인 거짓말도 있겠지만 기억의 한계 등으로 인해

누구도 거짓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을 생각하면

 

거짓말에 대해 그렇게 과민반응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우리의 삶 자체가 상당수의 거짓으로 둘러쌓여 있고,

 

우리의 무지를 깨닫는다면 오도시키려는 악의적인 거짓말이 아닌 한

거짓을 삶의 일부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이 현명함을 잘 보여준 책이었다.

지금까지 읽은 볼프 슈나이더의 책은 모두 가독성도 좋으면서

 

인식의 전환을 일으켜주는 흥미로운 내용들로 가득했다.

이제 볼프 슈나이더도 그 이름만으로 충분히 신뢰해도 좋은 작가로 추가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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