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비난하는 말에 두 가지가 있다고 가르쳐준 사람은 혼다씨였다.
나이프의 말.
십자가의 말.
"말로 설명할 수 없을 뿐, 마음 속으로는 이미 알고 있을 거야. 나이프의 말은 가슴에 박히지."
"나이프의 말에서 가장 아플 때는 찔린 순간이야."
그러나 십자가의 말은 다르다고 한다.
"십자가의 말은 평생 등에 져야 하는 말이지. 그 말을 등에 진 채 계속 걸어가야 해. 아무리 무거워도 내려놓을 수 없고 발길을 멈출 수도 없어.걷도 있는 한, 즉 살아 있는 한 계속 그 말을 등에지고 있어야 하는 거야."-74-75쪽
사람의 기억은 강물처럼 흐르는 것이 아니라고 나는 생각한다.
하나의 사건이나 한 사람에 얽힌 추억이 강물에 떠내려가듯 조금씩 멀어지고 잊힌다면 이야기는 간단하다. 하지만 실제로 추억은 파도처럼 밀려왔다 밀려간다. 충분히 멀어졌다고 여겼던 추억이 갑자기 등골이 오싹할 만큼 생생하게 다가오고, 손에 들고 있던 것이 파도에 씻기듯 한꺼번에 먼 곳으로 떠나기도 한다. 바다는 잔잔할 때도 있고 거칠어질 때도 있다. 밀물일 때도 있고 썰물일 때도 있다. 그것을 반복하면서 추억은 조금씩 바다로 떠내려가서 수평선 너머로 사라진다. 그때 우리는 겨우 하나의 추억을 잊어버릴 수 있지 않았을까? -284-28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