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주받은 책들의 상인
마르첼로 시모니 지음, 윤병언 옮김 / 작은씨앗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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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하나뿐인 신비로운 책 '우테르 벤토룸'을 지키려다 생 베므에 의해 추격당하던

비비엔 신부는 낭떠러지로 추락해 생사불명이 되고,

이제 유일하게 사실을 아는 유골상인 이냐시오 톨레도는 비밀의 책을 찾아 달라는 부탁을 받고

머나 먼 여정에 나서지만 그들을 추격하는 무리들에 의해 위험에 처하는데...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필적하는 단 한 권의 소설이라는 거창한 소개에 혹해서

보게 된 책인데 중세를 배경으로 해서 비밀의 책을 둘러싼 스릴 넘치는 모험담을 그린 점에선

통하는 부분이 있었다.

반면 수도원에서 벌어지는 연쇄살인사건을 다룬 '장미의 이름'과는 달리

이 책은 베네치아, 프랑스, 스페인 등 여러 곳들을 돌아다니며 네 개로 나뉜 책을 찾아나서는데,

마치 댄 브라운의 '다빈치 코드''천사와 악마'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특히 이냐시오 톨레도 일행을 끈질기게 추격하는 생 베므라는 가면을 쓴 기사단의 추격전은

잠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게 만드는 스릴과 속도감 있는 전개를 보여줬다.

이 책의 또 하나의 재미는 역시 암호 풀이라 할 수 있는데 프로방스어 등 낯선 언어들이 등장하여

직접 내가 풀이할 수 있지는 않았지만 이를 풀어가는 과정이 흥미롭게 그려졌다.

 

십자군전쟁이 벌어지던 중세시대는 그야말로 암흑의 시대라 할 수 있다.

모든 걸 종교가 지배하며 조금의 여유도 허락하지 않았던 답답한 세상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흥미로운 모험담은 팩션의 묘미를 잘 보여주었는데, 마치 진짜 중세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중세를 생생하게 재현해낸 작가의 철저한 고증과 연구가 돋보이는 작품이라 할 수 있었다.

게다가 200개나 되는 각주가 달려 있을 정도로 역자의 노력도 인정할 만한 작품이었다.

일체의 비판이 허용되지 않는 중세에 기존 질서에 도전하는 내용이 담긴 책은

목숨을 걸어야 하는 위험인 동시에 새로운 세상을 열어줄 촉매가 될 수 있었다.

이 책의 또 다른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우테르 벤토룸'이 바로 그런 책이라 할 수 있었는데,

'장미의 이름'처럼 신비로운 책을 소재로 하여 더욱 재밌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이 책이 3부작의 첫 번째 작품이라는데 앞으로 나올 책들도 충분히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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