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안
헤르만 헤세 지음, 이상희 옮김 / 책만드는집 / 2013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유명한 책들은 읽지 않았으면서도 마치 읽은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만든다.

내게도 그런 책들이 여럿 있는데 이 책이 그 대표적인 책이라 할 수 있다.

청소년 필독서로 꼽히던 이 책은 이런 저런 경로로 대강의 내용을 접하다 보니

읽은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쉽게 만드는데 솔직히 이번이 이 책을 제대로 처음 읽는 것이었다.

 

 

온실 속의 화초처럼 부유한 부모의 사랑을 받고 자라던 싱클레어는 문제아들과 어울리기 시작하면서

사과를 훔쳤다고 거짓말로 자랑하다 프란츠 크라머로부터 협박을 받기 시작한다.

프란츠 크라머의 입을 막기 위해 돈을 마련해야 했던 싱클레어는 프란츠 크라메에게 시달리던

전학생 막스 데미안의 도움으로 고통스런 나날에서 벗어나게 되고,

데미안의 영향을 받아 점점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뜨게 되는데...

 

 

질풍노도의 시기라 하는 사춘기에 가장 영향을 주는 사람은 아무래도 친구라 할 것이다.

부모의 품에서 벗어나 사회라는 더 큰 세상과 만나게 되는 상황에서 어떤 친구와 함께 하느냐에 따라

이후의 삶의 방향이 완전히 바뀌게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 책의 싱클레어도 그 시절에 빠지기 쉬운 나쁜 친구들과 어울리다 곤경에 처하게 된다.

이런 실수는 누구나 하기 쉽지만 거기서 빠져 나오기는 쉽지 않은데

싱클레어는 운 좋게도 데미안을 만나면서 수렁에서 빠져 나오게 된다.

그리고 데미안으로부터 전혀 몰랐던 새로운 세계를 접하게 되는데

세상의 양면성을 균형 있게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기르게 된다.

카인에 대한 데미안의 평가에서 단적으로 알 수 있듯이 기성세대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신선한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게 필요한 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만들어놓은 세상에 갖혀 다른 세상을 바라보지 못한다.

알에서 나오려면 그 세계를 파괴하는 투쟁을 거쳐야 하는데

데미안은 싱클레어에게 이를 가르쳐주는 스승과 같은 존재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진정한 자기 자신이 되어 살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인생의 멘토라 할 수 있는데

이런 멘토를 가질 수 있었던 싱클레어는 그야 말로 행운아라 할 수 있었다.

이 책을 30대가 훌쩍 지난 시점에 읽으니 뭔가 다른 느낌이 들었다.

만약 20년 전에 제대로 읽었다면 잘 이해하진 못했을지 몰라도 신선한 충격과 자극을 받았을 것 같다.

책마다 읽어야 하는 제때가 있는데 이 책은 아무래도 청소년기가 역시 제격일 것 같다.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하고 있을 청소년들에게 데미안은 여전히 좋은 멘토가 될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