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사랑에서 너를 만나다 - 영혼을 흔드는 서른세 가지 사랑 이야기
한경아 지음 / 미다스북스 / 2012년 10월
평점 :
품절


세상의 모든 문화 컨텐츠의 단골 소재가 바로 사랑이라 할 것이다.

인류를 지금까지 존재하게 한 것도 사랑이고, 앞으로 존재하게 할 것도 사랑이며

지금 이 순간 살아 숨쉬게 만드는 것도 바로 사랑이다.

이 책은 책, 영화, 그림 등 사랑을 소재로 한 작품들을 통해

사랑의 다양한 모습을 33가지의 얘기로 들려주고 있다.

 

33가지의 사랑 얘기는 5가지의 보석에 비유되며 구분된다.

아픔을 참고 견디는 영롱한 진주에 비유된 사랑, 맑고 투명할 때 가장 빛나는 다이아몬드에 비유된 사랑,

싱그럽고 순수한 페리도트에 비유된 첫사랑, 절대 고독을 이겨낸 호박에 비유된 혼자만의 사랑,

고결하게 빛나는 오팔에 비유된 초월적 사랑이 바로 그것인데,

사랑과 보석이 서로 통하는 게 있음을 잘 보여주었다. 그래서 여자들이 보석을 좋아하나 보다.ㅎ

먼저 진주에 비유된 사랑을 다룬 작품으로는 신경숙의 '깊은 슬픔', 프리다 칼로의 그림, '이프 온리',

오르페우스를 소재로 한 그림, '까미유 끌로델', 단테의 여신 베아트리체의 얘기가 소개된다.

하나같이 아픈 사랑의 얘기를 담고 있는데 아프면서도

결코 거부할 수 없는 치명적인 사랑의 힘을 잘 보여주었다.

 

운명적인 사랑은 누구나 꿈꾸는 바이지만 현실에선 쉽게 다가오지 않는다.

주로 영화 속에서나 일어나는 일이라 할 수 있는데, 이 책에선 '이완 맥그리거의 인질',

'금지옥엽', '슈렉', '오만과 편견', '번지점프를 하다'를 예로 들면서

운명적인 사랑도 결국 서로가 자신의 운명임을 알아볼 수 있어야 이뤄질 수 있음을 깨닫게 해주었다.

풋풋한 첫사랑의 얘기는 주로 소설들을 통해 그려진다. 김유정의

'동백꽃', 요시모토 바나나의 '달빛 그림자' 등의 소설이 소개되는데,

누구에게나 가장 순수했던 사랑의 모습이 바로 첫사랑이 아닌가 싶다.

'호박'에 비유된 짝사랑은 보석 중에선 대중에게 평가절하(?) 되는 호박처럼

사실 무시당하기 쉬운 사랑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오랜 세월이 만들어낸 호박처럼 고독한 시간을 이겨내고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짝사랑이

오히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랑이 될 수도 있음을 잘 보여주었다.

마지막으로 사랑의 위대한 속성 중 하나는 바로 그 어떤 것도 초월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나이, 성별은 물론 죽음까지도 초월할 수 있는 게 바로 사랑인데,

그 무엇도 장애가 되지 않고 영원히 마르지 않는 우물과도 같은 게 바로 사랑임을 알 수 있었다.

 

사실 책이나 영화 등을 통해 수많은 사랑 얘기를 들으면서 함께 웃고 울었지만

내 얘기가 아닌 남의 얘기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이론은 알고 있지만 실전에는 약하며 여전히 알기 어려운 게 바로 사랑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자기 감정에 충실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함을 알지만 생각처럼 잘 되지 않는 것 같다.

세상에는 수많은 사랑이 존재하고 사랑을 노래한 수많은 작품들이 존재하지만,

이를 감상하는 입장에만 머물지 않고 직접 느끼고 진솔하게 표현하는 게 중요한,

사랑에선 관객이 아닌 배우가 되어야 함을 깨닫게 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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