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증명 증명 시리즈 3부작
모리무라 세이치 지음, 최고은 옮김 / 검은숲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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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로열 호텔 꼭대기층 스카이 다이닝 레스토랑으로 올라 가는 엘리베이터에서

흑인 청년이 칼에 찔린 채 피살된 사건이 발생한다.

어린 시절 어머니에게 버림받고 아버지가 미군들에 의해 폭행 당해 죽은

아픈 과거를 가진 무네스에 형사는 별다른 단서가 보이지 않는 이 사건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고,

전혀 상관 없을 것 같은 사람들이 연루된 사실이 하나둘 밝혀지며 결국 충격적인 진실이 드러나는데...

 

'인간의 증명'이란 제목부터 대담한 이 작품은

정말 인간이라면 지켜야 할 최소한의 것이 무엇인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우리는 자신이 당연히 인간이라 생각하며(사실 그런 인식 자체도 없지만) 마음대로 살아가지만

정말 인간답게, 인간다운 삶을 살고 있는지는 의문이라 것이다.

특히 요즘 언론을 통해 접하게 되는 끔찍한 사건들을 보면

과연 인간이 저런 짓까지 할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 때가 많았다.

이 작품에서도 무네스에 형사는 흑인 청년의 피살사건을 끈질기게 수사한 끝에

정황상 범인이 누군지를 밝혀내지만 증거가 부족해

결국 범인의 인간으로서의 마지막 보루를 자극함으로써 자백을 이끌어낸다.

만약 범인이 끝까지 버텼다면 결국 증거불충분으로 사건은 미결인 채로 남게 되었을 것인데

그나마 범인이 인간이기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위안을 삼아야 할 것 같다.

 

이 책에선 크게 두 개의 사건이 중심축을 이루고 전개된다.

흑인 청년 피살사건과 술집에서 일하던 아내의 실종사건인데 아무 관련이 없어 보이던 두 사건은

결국 만나게 되고 한 사건이 다른 사건의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그리고 흑인 청년 피살사건은 외국인 사망사건이다 보니 미국 뉴욕시경의 수사협조까지 받게 되는데,

수사를 담당하는 뉴욕시경 켄 슈프턴 형사는 묘하게도 무네스에 형사와 닮은 꼴이었다.

흑인 청년의 가족관계와 그가 일본으로 갈 수 있었던 사정까지 밝혀내 수사에 결정적인 도움을 주지만

그에게는 역시 남다른 인연의 끈이 연결되어 있었고 그가 뿌린 대로 거두게 된다.

 

모리무라 세이이치의 증명 3부작 첫 번째 책이자 엄청난 판매부수를 자랑하는 이 책은

일본에서 영화와 드라마로 제작된 것은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로열 패밀리라는

드라마로 제작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던 작품이었다.

이 작품이 출간된 1970년대의 부조리한 일본 사회상을 잘 그려냈는데,

물질만능주의와 가족의 붕괴, 인간성 상실, 강대국 앞에 꼼짝 못하는 서글픈 현실 등이

얽히고 설킨 복잡한 인간관계와 끔찍하고 비정한 사건을 통해 흥미진진하게 펼쳐졌다.

한 마디로 사회파 미스터리로서 재미와 감동의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성공한 작품이라 할 수 있었다.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다고 다 인간이 아닌, 항상 자신의 인간다움을 증명해야 비로소 인간이며,

인간답지 못한 행동의 대가는 언젠가 반드시 치른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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