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 더 돔 3 - 완결 밀리언셀러 클럽 113
스티븐 킹 지음, 장성주 옮김 / 황금가지 / 2011년 1월
평점 :
품절


바비 구출 계획을 세운 바비의 친구들은 검은능선길 위에서

돔을 만들어내는 자주색 불빛을 발하는 네모난 회색상자를 발견한다.

거기서 정체를 알 수 없는 민대머리들의 환상(?)을 본 러스티는 심장이 안 좋아 병원을 찾은

빅 짐을 상대로 협박을 하다 바비의 옆방에 거주하는 신세가 된다.

빅 짐은 마을 주민을 상대로 연설을 하는 동시에 부하들을 보내 주방장과 앤디가 점령한 방송국을

탈환하여 프로판가스를 회수하려 하지만 핼러윈(?)만 앞당기고 마는데...

 

드디어 대장정의 막이 내렸다. 조용하던 마을에 느닷없이 생긴 돔으로 인해 발생하는 혼란과 음모,

갈등과 대립을 긴박감 넘치게 그려냈던 이 작품은 결국 파멸 직전에서 간신히 일부만 생존하는

체스터스밀의 모습을 통해 인간의 선악 대립을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왠지 성경에 나오는 '소돔과 고모라'나 '노아의 방주'를 연상시키는 얘기라 할 수 있었는데

이런 끔찍한 일들이 벌어지는 시간이 사실은 며칠 되지 않는다는 게 훨씬 충격적이라 할 수 있다

(분량이 3권이나 되는 책이라 책 속의 시간도 엄청 오래 지나간 것 같지만 전혀 아니었다).

이 짧은 시간동안 조용하던 마을이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된 것은 혼란을 틈타

자신의 추악한 욕망을 관철시키려는 빅 짐 일당 때문이라 할 것이다.

이 전에도 마을을 좌지우지하던 그가 마을이 위기상황에 처하자 위기수습을 빙자하면서

마을을 멋대로 휘두르려고 하는 모습은 히틀러(빅 짐의 최후를 보면 더욱 유사한) 등을 통해 

인류 역사에서 숱하게 반복되어 왔던 사실이다.

마을 사람들을 자기 편과 바비 편으로 편가르기를 해서 바비와 그의 친구들에게 누명을 씌우는 모습은

마치 빨갱이라는 멍에를 씌워 반대 세력을 철저하게 탄압했던 우리의 현대사를 보는 듯했다.

 

사실 2권까지 읽었을 때 3권에선 악행을 저지른 빅 짐 일당에 대한 처절하고 속 시원한 응징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 기대했는데 뭔가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마을을 타락시킨 악의 근원지가 한 방에 날라가는 것까진 좋았는데

무고한 마을 주민들이 대부분 질식해 죽는 참담한 사태가 발생하고 만다.

그리고 돔의 진실과 돔이 소멸되는 과정은 답답하기 짝이 없었는데

지구 상에선 인간들이 만물의 영장이라 으스대지만 우리보다 발달한 문명을 보유한

또 다른 존재들 앞에선 무기력하게 부처님 손바닥 안에서 노는 장난감에 불과한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게 되었다. 꼭 우리를 능가하는 외계인들의 침략이 아니라 하더라도

금 인류가 저지르는 짓을 보면 조만간 자폭(?)을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스티븐 킹이 소설이라는 형식을 통해 강력한 경고를 보낸 게 아닌가 싶다.

암튼 돔이라는 기발한 설정 하나만으로(물론 그 발상에서 이 책이 완성되기까지 30년이 걸렸지만)

이렇게 입에 착착 감기는 맛있는 작품을 만들어내는 스티븐 킹의 솜씨는 역시 명불허전이라 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