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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적인 은총 ㅣ 아르망 가마슈 경감 시리즈
루이즈 페니 지음, 이동윤 옮김 / 피니스아프리카에 / 2012년 6월
평점 :
일년 전 비극이 벌어졌던 스리 파인스 마을에 다시 불안한 분위기가 조성된다.
이번 주인공은 스리 파인스 마을에 새로 이사 온 CC 드 푸아티에로
독설을 내뿜고 다녀 온 마을 사람들의 미움을 받고 있는 중에 컬링 경기 도중 의문의 감전사를 당한다.
난데없는 기묘한 살인사건의 해결을 위해 가마슈 경감이 투입되고
CC 드 푸아티에를 둘러싼 복잡한 비밀을 파헤치기 시작하는데...
'스틸 라이프'를 통해 화려한 데뷔를 했던 루이즈 페니의 가마슈 경감 시리즈 2편인 이 책은
가상의 마을 '스리 파인즈'에서 벌어지는 독특한 살인사건과 그 뒤에 숨겨진 비밀을 코지 미스터리
특유의 재미로 풀어내고 있다. 캐나다 출신의 작가답게 혹독한 겨울 추위가 몰아치는 가운데
동계 스포츠인 컬링 경기를 하던 도중 살인사건이 일어난다는 다른 추리소설에선 보기 드문
설정을 선보인다. 50여년 만의 한파가 몰아닥친 요즘 날씨와 딱 어울리는 작품이라 할 수 있었는데
악의는 그 어떤 추위도 가로막을 수가 없는 것 같다.
CC 드 푸아티에의 죽음에 대해 아무도 슬퍼하는 사람이 없었다.
심지어 남편과 딸마저 그다지 슬퍼하는 기색을 보이지 않고 오히려 마을 사람들은 그녀의 죽음이
당연한 결과라는 반응을 보인다. 살인방법이 감전사인데다 아무도 범행장면을 본 사람이 없는
관계로 수사는 난항을 겪지만 가마슈 경감이 지휘하는 수사팀이 단서를 하나 둘씩 모아
조금씩 진실에 접근해 나간다. 게다가 노숙자 L의 죽음이 CC의 살인사건과 연관되어 있음을
느끼면서 사건의 실체에 점점 다가가지만 드러나는 진실은 마음을 착잡하게 하기에 충분했다.
말로도 사람을 죽일 수가 있다고 하는데 이 책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보면 잘못된 욕망이
주변 사람들에게 얼마나 악영향을 끼치며 결국에 폭발하여 비극을 초래한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었다.
'스틸 라이프'에선 클라라와 피터 부부가 거의 주인공에 필적하는 비중을 차지했었는데
이번 작품에선 완전히 가마슈 경감이 주도권을 잡은 것 같다.
1편을 읽은 지 6개월이 훌쩍 지나 그런지 스리 파인스에 거주하는 여러 인물들이
1편에서 어떤 역할을 했었는지 잘 기억은 나지 않았지만 다채로운 마을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감초 역할을 잘 해낸 것 같았다. 그리고 가마슈 경감의 수사팀에도 르미외 형사가 새로 투입되고
1편에서 제대로 찍힌 니콜 형사도 조금은 반성의 기미를 보이는 듯 하면서
앞으로 가마슈 경감이 자신의 부하들을 어떻게 이끌고 나갈지 궁금해진다.
가을을 배경으로 한 1편에 이어 겨울을 배경으로 한 이 책과 다음 책들은 각각 봄, 여름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들이 대기하고 있다고 하는데 아르노 사건 등 등장인물 개개인의 사연들도
조금씩 드러나고 있어 더욱 풍성한 얘기들을 들려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