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와도 공유하고 싶지 않은 전설의 걸작(?)

변호 측 증인
고이즈미 기미코 지음, 권영주 옮김 / 검은숲 / 2011년 10월

시아버지를 남편이 살해했을 거라 생각하고 각종 증거를 인멸하려다

오히려 살인범으로 몰려 사형선고를 받은 전직 스트립 댄서 출신 미미 로이는

항소심에 이르러서야 새로운 증거들과 증인을 내세울 수 있게 되는데...

최근에 잘 나가는 작가 중 한 명인 미치오 슈스케가 '그 누구와도 공유하고 싶지 않은 전설의

걸작'이란 엄청난 찬사를 해놔서 과연 어떤 책이길래 이런 얘길 들을까 하는 호기심이 동했다.

이 책을 읽은 다른 사람들이 엄청난(?) 반전이 있다는 식으로 얘기를 해서

도대체 무슨 놀랄 만한 반전이 기다리고 있을까 궁금하기도 했는데

이거 웬걸 아무런 반전도 일어나지 않았다.ㅋ

내가 내용을 잘못 파악한 건가 싶어 리뷰들을 대충 찾아 읽어 보니 서술트릭이라고 한다.

이 책을 읽은 상당수의 사람들이 남편과 아내의 교도소에서의 면회장면에서부터

단단히 낚였다는 얘기를 늘어놓았는데 나는 첨부터 낚이지 않았다

(보통 잘 속는 편인데 이 책에선 왠지 낚시질에 걸리지 않았다ㅎ).

그러다 보니 스기히코와 미미 로이의 만남과 결혼, 그리고 가족과의

갈등, 스기히코 아버지의 죽음 및 범인의 체포로 이어지는 과정에

다른 작품과 구별되는 특별한 점이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물론 내용 자체는 흥미로운 부분들이 없지 않았는데

너무 극찬을 해서 기대가 컸던지 좀 아쉬운 느낌이 드는 작품이었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여러 가지 일들이 있어 생각이 많다 보니 집중하지 못해

이 책의 진가를 내가 발견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같은 책을 읽어도 책을 읽는 내 상태가 동일하지 않기 때문에 내용 파악의 정도나

느낌이 크게 달라질 수 있는데 유명 작가들이 극찬한 데에는 분명 나름의 이유가 있을 것 같아

좀 상태가 좋아지면 이 책에 숨겨진 묘미가 뭔지 다시 찾아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