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84 3 - 10月-12月 1Q84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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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달이 떠 있는 1Q84년을 떠나 다시 정상적인(?) 세계로 돌아갈 출구가 사라졌음을 알고  

절망감을 느꼈던 아오마메는 덴고를 다시 만날 희망으로 은신처에 숨어 지낸다.  

한편 덴고는 아버지의 병실에서 보았던 공기 번데기를 다시 보고 싶은 마음으로 고양이 마을을  

다시 찾아가고, '선구'의 리더가 죽게 되자 아오마메를 소개시켜준 이유로

위기에 처한 우시카와는 아오마메를 찾아나서기 시작하는데...



두 개의 달이 뜬 1Q84년에서 그토록 애타게 서로를 그리워하던

아오마메와 덴고의 처절한 몸부림이 드디어 결실을 맺게 되었다.

2권까지 서로를 향해 조금씩 다가가던 그들은 정말 우여곡절 끝에 재회를 하게 된다.  

사실 너무 많은 파격적인 설정들이 있어 과연 어떤 결말을 맺게 될까 궁금했는데  

조금은 예상가능한 무난한 결말을 선보였다.  

1,2권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우시카와가 아오마메와 덴고와 더불어  

주연으로 부각되어 세 명의 얘기가 번갈아 진행된다는 점이다.

단순히 선구의 대리인 역할을 하던 우시카와는 리더의 죽음으로 인해

선구로부터 목숨의 위협을 느끼자 스스로 아오마메를 찾아나선다.

그리고 끈질긴 추적 끝에 아무도 모르던 아오마메와 덴고의 관계를 밝혀낸다.  

우시카와의 존재는 이때부터 빛을 발하는데 바로 운명적인 만남을 위한 가교 역할을 한 것이다.  

세 사람의 시선에서 시간차를 두고 다른 사람의 행동을 바라보는 묘한 장면들이 연출되는데  

그 무엇도 두 사람의 만남을 가로막지는 못했다.



3권까지를 읽으니 과연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이 2011년이 맞는지,

아님 나는 인식하지 못하지만 누군가는 달이 두 개인 2Q11년을 살아가는 건 아닌지 혼란스러웠다.ㅋ  

수많은 인류가 2011년이라는 같은 시간대를 살아가고 있지만 분명 각자 전혀 다른 세상을 경험하고

있을 것이니 어찌 보면 사람수만큼의 다양한 버전의 2011년이 존재한다고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 가운데 그냥 달이 하나인 평범한 세상을 사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이 책의 주인공들처럼 달이 두 개인 특별한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도 있을지도 모르겠다.  

어떤 세상에서 살던 결국 삶이라는 게 큰 틀에선 차이가 없을지도 모르지만  

이 책에서 무엇보다 강조되는 사랑과 희망의 가치는 변함이 없을 것 같다.  

그냥 달이 두 개인 1Q84년에 순응하며 살아갈 수도 있겠지만 기어이 1984년으로 돌아가려는  

아오마메와 덴고에게는 지켜야 할 소중한 것들이 있기 때문에 서로를 포기할 수 없었다. 

살아가는 이유가 각자 다르겠지만 역시 지켜야 할 소중한 존재가 있다는 것만큼  

절실한 이유가 없음을 두 사람을 통해 잘 보여주었다.  

어쩌면 진부한 결론을 내리는 것 같긴 했지만 원래 진리라는 게 단순하고 평범한 게 아닐까 싶다.  

전체적으로 흥미로운 설정과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고 여러 의미를 함축하고 있어  

소설을 읽는 재미가 뭔지를 제대로 보여 준 작품이 아닌가 싶다.



사실 3권으로도 완결되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너무 밝혀지지 않은 부분들이 많다.  

공기 번데기를 만드는 리틀 피플의 정체를 비롯해서 아오마메와 우시카와의 은신처의 문을 두드리던  

NHK 수신료 수금원의 정체, 1984년과 1Q84년의 관계, 아오마메와 후카에리의 관계 등  

너무나 많은 의문점들이 남아 있어 대부분의 독자들은 4권의 등장을 기대하고 있을 것 같고  

하루키 역시 4권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3개월 단위로 진행된 점을 감안하면 1월~3월 부분이  

나와야 할 것 같은데 해가 바뀌면 1Q84가 아니라 1Q85가 되는 문제가 있어  

과연 하루키가 어떤 내용을 들고 나올지 궁금하다. 1Q84에 초점을 맞춘다면 이야기의 시작 이전인  

1Q84년의 1월~3월 사이의 내용으로 두 개의 달이 뜨는 1Q84년이 생기게 된 이유 등을 담은  

프리퀄이 나올지도 모른다는 나름의 예측을 해본다.  

1Q84의 여운이 가시기 전에 하루키의 4권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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