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열전 - 묘비명으로 본 삶의 의미
박영만 / 프리윌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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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의 인생을 요약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겠지만 자의나 타의에 의해 씌여진 묘비명을 보면 

그 사람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와 인생에 대해 어떤 관점을 가지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그래서 우리보다 먼저 살다 간 사람들의 묘비명을 통해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삶의 의미와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고민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는데 이 책은 인류의 역사에 이름을 남긴  

유명 인사들의 삶을 간략하게 요약하면서 그들의 묘비명에 담긴 의미를 잘 정리하고 있다.
 


사실 유언은 미리 남겨놓는 경우들이 있지만 자신의 묘비명까지 어떻게 써달라는 경우는 그다지  

많지 않을 것 같다. 대부분의 경우 후손들을 비롯해 망자의 묘를 쓰는 사람들이 묘비도 세우기 때문에 

본인의 생각이 반영된 묘비보다는 주변 사람들의 평가가 담긴 묘비명이 세워지는 경우가 많았다.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의 양심을 지킨 토마스 모어의 경우 '고결한 양심, 불멸의 영혼'이라는  

묘비명이, 대표적인 계몽사상가였던 볼테르의 묘비에는 '여기 이 사람은 인간의 정신에 강한 자극을  

주고 우리들을 위해 자유를 준비했다'는 글귀가 새겨졌으며, 프란시스 베이컨과 아브라함 링컨의 경우  

자신들이 남긴 유명한 말인 '아는 것이 힘이다'와 '인민의 인민에 의한 인민을 위한 정부는 영원히  

지상에서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라는 묘비명이 세워졌다.  

이런 묘비명을 보면서 역시 세상을 위한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죽어야  

죽어서도 인상적인 묘비명을 가질 수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자신의 묘비명을 미리 준비했던 인물로는 "여기, 나보다 현명한 사람을 주위에 모으는 기술을 알고 있던 

한 사람이 잠들다'는 문구를 새긴 앤드류 카네기와 '물 위에 이름을 쓴 사람 여기 잠들다'는 묘비를 세운  

존 키츠 등이 있지만 역시 압권은 조지 버나드 쇼가 아닌가 싶다.

괴짜 독설가였던 조지 버나드 쇼는 자필 묘비명을 '내 우물쭈물 하다가 이렇게 될 줄 알았다'라고  

남겼는데 삶이 영원할 것 같지만 어영부영 보내다가는 별다른 자취도 남기지 못한 채  

후회와 비탄 속에 죽음을 맞을 수 있음을 경고하는 확 와닿는 묘비명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과연 나는 어떤 묘비명을 남겨야 하나 생각해봤지만

내가 죽으면 묘를 만들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굳이 묘비명이 필요하진 않을 것 같다. 

조지 버나드 쇼 등과 같이 미리 준비된 묘비명을 남기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결국 한 사람의  

인생에 대한 평가는 자신이 내리기보다는 다른 사람이 내리는 경우가 대부분이 아닌가 싶다. 

그래도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나름의 평가를 받아 자의든 타의든 묘비명을 남기게 되었는데 

그만큼 치열하게 삶을 살았던 결과에 대한 평가가 아닌가 싶다. 

여러 인물들의 삶과 죽음, 그리고 그들에 대한 묘비명을 보면서 

다른 사람들의 평가를 크게 신경쓰지도 않고 내 흔적을 남기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최소한 죽어서도 귀가 간지럽게 욕 먹을 짓은 안 하고 나름 주어진 삶을 알차게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적어도 삶의 마지막 순간에 우물쭈물하다가 이렇게 될 줄 알았다는 소린 하지 않아야지...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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