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콘서트 2 철학 콘서트 2
황광우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대표적인 철학자 10명의 사상을 대중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연주해 교양철학서의 지평을 새롭게  

열었던 1권에 이어 2권에선 철학자라고 하기에는 어색한 과학자들이 여러 명 등장하여 세상을 바꾼  

위대한 업적들을 소개하고 있다. 사실 철학이 모든 학문의 기본이라고 하지만 이 책에선 우리가  

흔히 아는 좁은 의미의 철학이 아닌 광의의 철학 내지 사상이란 측면에서 10명의 인물을 선정했는데  

왠지 철학콘서트가 아닌 과학콘서트의 느낌이 물씬 풍겼다.ㅋ



10명의 인물 중 우리가 보통 철학자로 분류하는 인물은 공자, 맹자, 아리스토텔레스 3명밖에 없다고  

할 것이다. 피타고라스의 정리가 워낙 유명해 수학자로 더 잘 알려진 피타고라스야 철학자의 범주에도

충분히 포함되지만 과학자로 더 통하는 코페르니쿠스, 갈릴레이, 뉴턴, 종교지도자인 무함마드,  

정치가라 할 수 있는 세종, 작가라 할 수 있는 호메로스까지 다양한 분야의 인물들이 협연을 펼쳐  

과연 장르를 철학이라 할 수 있을지 의문인 퓨전 잼 콘서트라 할 수 있었다.



보통 서양철학의 원조라 하면 소크라테스를 시작으로 하여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로 이어지는  

막강 라인을 생각하겠지만 이 책에선 그들보다 먼저 사유의 큰틀을 만든 게 피타고라스이며  

최초의 철학공동체를 만드는 등 서양문명의 원조가 피타고라스임을 잘 보여줬다.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가 서양정신의 원류가 되었음은 두말 하면 잔소리라 할 것이고,  

1권에서 등장하지 못했던 서양철학의 대부 아리스토텔레스는 중세까지 철학뿐만 아니라 사회과학과  

자연과학까지 서양의 모든 학문분야를 지배했던 정신적인 지주였다.

이런 대학자 아리스토텔레스의 지구중심이론이 틀렸다며 태양중심이론을 주장한 코페르니쿠스는  

그야말로 목숨을 건 주장을 펼쳤다고 할 수 있는데(운이 좋은 건지 자신의 저서가 출판된 지 얼마  

안 되어 사망함), 갈릴레이는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을 더욱 발전시켰다가 결국 재판정에 서게 되는  

곤욕을 치르면서 자신의 주장을 굽히게 된다('그래도 지구는 돈다'는 말을 갈릴레이가 진짜 했는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진실은 결코 감출 수 없음을 잘 보여준 표현이 아닌가 싶다).

만유인력법칙으로 유명한 뉴턴은 코페르니쿠스로 시작된 과학혁명을 물리학 전체에 질서를  

부여하면서 완성했다고 할 수 있는데 자신을 거대한 미지의 바닷가에서 조개껍데기를 주우며  

좋아하는 소년에 비유한 그의 겸손한 표현이 인상적이었다.



서양에 아리스토텔레스가 있었다면 동양에는 맹자가 있었다고 할 수 있는데 당시의 혼란한 시대에  

여러 제후들에게 왕도정치를 과감히 주장한 그는 어떤 혁명가 못지 않았다고 할 수 있었다.  

요즘은 테러와 연계된 오해를 받고 있는 이슬람교의 지도자 무함마드를 통해 이슬람교가 기독교의  

형제 종교로서 문명의 전달자 역할을 수행했음을 알 수 있었고, 최만리 등 신하들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비밀리에 한글창제작업을 수행했던 세종의 노력이 오늘날 누구나 쉽게 글을 익히고 쓸 수  

있게 되었음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서양에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가 있다면  

동양에는 공자가 편집한 '시경'이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시경'에 실린 작품은 소위 '남녀상열지사'를  

다루면서도 결코 적나라하지 않은 남녀간의 애틋한 사랑과  

옛 사람들의 애환이 잘 묻어나는 작품들이 많이 담겨 있었다.



첫번째 콘서트가 성황리에 열려서 두번째 콘서트까지 열리게 되었는데

사실 '철학콘서트'라는 제목은 좀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 들었다.

1권에서도 석가와 예수, 아담 스미스 등이 출연하여 약간은 어색한 느낌이 들었는데  

이번 콘서트에선 대놓고 장르(?) 파괴를 선보여서 좀 당황스러웠지만  

퓨전이 대세인 요즘 콘서트 경향에 잘 어울리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고전의 가치를 알려준 점에 이 책의 의미가 있지 않나 싶다.  

각 인물들의 얘기가 끝나는 부분에 '고전 읽기'라는 코너를 만들어 등장인물이 남긴 고전을 간략히  

소개하고 있는데 특히 코페르니쿠스의 '천구의 회전에 관하여', 갈릴레이의 '두 개의 우주체계에  

관한 대화', 뉴턴의 '프린키피아' 등 과학의 고전들이 제대로 번역되어 있지도 않고  

이런 기본서들을 대다수의 학생들은 물론 과학을 전공하는 사람들조차 제대로 읽지 않은 현실은  

우리의 기초과학에 대한 무관심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부끄러운 자화상이라 할 것이다.  

콘서트가 끝나면 보통 출연 뮤지션들의 앨범들을 찾아 듣고 구매하곤 하는데  

철학콘서트 2편을 읽고 나서 여러 고전들, 특히 과학 고전들을  

제대로 찾아보는 사람들이 많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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