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가 세상의 종말 밀리언셀러 클럽 105
J.L 본 지음, 김지현 옮김 / 황금가지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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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종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중국을 휩쓸던 상황이 악화되어 전 세계에 퍼지면서 미국에도 상륙하자

미 해군 장교인 나는 미리 무기와 식료품 등을 준비하며 만약의 상황에 대비한다.

순식간에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죽은 사람들이 좀비가 되어 돌아다니고

집에서 고립되어 지내던 나에겐 하루하루가 세상의 종말이라 할 수 있는데...

최근의 좀비물들이 영화나 소설로 각광을 받는 느낌이다. 개인적으론 '나는 전설이다', '28일(주) 후'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 등 영화로 좀비물들을 많이 만났는데, 소설로는 사실 ZA 문학 공모전 수상  

작품집인 '섬, 그리고 좀비' 외엔 읽은 적이 없다.

나름 장르소설의 마니아라 생각하지만 좀비물은 영상으론 익숙하고 흥미롭지만

과연 책으로 읽어도 재미있을지는 그다지 확신이 없었는데 나름 평이 좋았던 이 책의 속편이 나와서 

이제야 1권을 읽으니 좀비물이 주는 묘미를 제대로 맛볼 수 있었다.


기본적으로 바이러스가 미국 본토에 상륙하기 직전인 1월 1일부터 5월 19일까지의 일기 형식으로 되어  

있는 책인데 정체불명의 바이러스 확산에 따라 길거리에 좀비가 넘쳐나는 상황에서의 두려움과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 잘 표현되었다.

사실 유사한 내용의 영화들을 여러 편 보다 보니 이 책에서 묘사된 장면들이 자연스레 연상되었는데

이 책의 주인공처럼 생존을 위한 철저한 준비를 한 인물은 거의 없었던 것 같다.

아무래도 군인이라 그런지 생존능력이 더욱 돋보였던 것 같은데 숨어서 사는 것은 역시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우연히 알게 된 부근에 살던 존과 함께 살 만한 곳을 찾아 떠나게 되는데  

미정부는 좀비들을 쓸어내기 위해 핵탄두를 사용하는 극약처방까지 단행한다. 

괴바이러스로 인해 살아남은 사람들을 잡아먹기 위해 혈안이 된 좀비들이 넘쳐나고 핵무기까지 사용한   

그야말로 종말인 상황에서 나를 비롯한 살아남은 자들의 생존을 위한 힘겨운 싸움이 계속되는데...



그나마 이 책에 등장하는 좀비들은 좀 순한(?) 편이었다. 빛과 소리에 반응을 하긴 하지만  

여러 영화에서 그려진 폭발적인 질주를 하는 날쌘 좀비들이 아닌 조금은 무기력한 느낌을 주는  

좀비들이었다. '피가로의 결혼'을 틀어주어 좀비들을 유인하는 장면에선 영화

명장면이 떠오르기도 했는데(과연 좀비들이 '쇼생크 탈출'에서의 죄수들처럼 감동을 느낄 것 같진  

않지만ㅎ) 전반적으로 좀비들이 주는 공포와 압박감이 덜한 편이었다.  

오히려 다른 생존자들이 더 위협적인 느낌이었는데 극한 상황에서 도움이 되진 못할 망정

서로를 공격하는 인간들의 모습이 안타까움과 씁쓸함을 주었다.



이 책과 같은 종말적인 상황이 온다면 과연 나는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지 궁금한데

결코 이 책의 주인공과 같은 철저한 준비를 통해 오랫동안 생존을 하진 못할 것 같다

(왠지 끔찍한 상황을 맞기 전에 스스로 결단을 할 것 같은...).

평소에도 꾸준히 쓰기 힘든 일기를 하루에도 몇 번씩 일기를 쓸 정도의 맘의 여유가 있을까 싶기도  

했는데 자신이 인류 최후의 생존자로서 절망적인 순간을 기록으로 남겨야겠다는 사명감이 있다면

(주인공이 과연 그런 생각을 했을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일기장을 남길 수도 있을 것 같다.

이 책에서 그려지는 끔찍한 상황은 결코 상상하고 싶진 않지만 그런 상황이 되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범정답(?)을 보여준 좀비문학의 교본과 같은 책이었다.

과연 2권에선 살아남은 자들이 어떤 서바이벌 게임을 펼쳐나갈지 어서 만나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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