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 - 배철수의 음악캠프 20년 그리고 100장의 음반
배철수.배순탁 지음, 남무성.양동문 그림 / 예담 / 2010년 2월
평점 :
품절


'배철수의 음악캠프'는 중고등학생 시절 내가 즐겨 듣던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팝에 관심이 있던 내가 팝을 접할 수 있는 최적의 통로라 할 수 있었다.  

당시의 히트곡은 물론 그 이전의 히트곡 및 명곡들을 소개하는 몇 개 안 되는 팝 전문 프로그램이었고  

빌보드 차트를 비롯해 최신 팝 음악을 접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어서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빼놓지 않고 들을 때가 많았다.  

야간 자율학습 시간에도 한쪽 귀에만 몰래 이어폰을 끼고 들었고 저녁 8시에 방송하다가  

점점 시작시간이 당겨져 6시에 방송하는 과정을 고스란히 다 겪었으니

나름 배철수의 음악캠프의 애청자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은 배철수의 음악캠프 20주년을 기념하여 음악인이자 DJ인 배철수가 직접 고른 100장의 명반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배철수의 코멘트 및 배철수의 음악캠프에 출연한 유명 아티스트와의 인터뷰 등

배철수의 음악캠프의 산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사실 명반을 선정하는 기준이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보통 권위있는 음악잡지나 대중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 등을 통해 선정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에 소개된 음반들이 배철수의 개인적인 선정이긴  

하지만 한국 팝 전문 라디오 프로그램 DJ이자 한 시절을 풍미했던 밴드의 리더로서

그가 과연 어떤 음반을 선정했을지 호기심이 생겼는데 보통 명반에 들어가는 낯설고 어려운  

음반들보다는 좀 더 대중적인 인기를 끌었던 음반들이 많이 포함되어  

개인적으론 더 친근감이 가는 선정이었다.



1950년대부터 10년 단위로 구분하여 음반들을 선정하고 있는데 역시 1970년대에 나온 음반들이  

가장 많았다. 아티스트별로는 팝 음악의 대표 주자라 할 수 있은 비틀즈의 음반이 두 장이 포함되었고,  

핑크 플로이드의 음반도 두 장이 선정되어 비틀즈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아무래도 락 앨범들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마일스 데이비스와 그로버 워싱턴 주니어 등  

재즈 아티스트나 에미넴 같은 힙합 랩퍼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망라하려고 노력한 것 같다.  

특히 대중들에게 친숙한 팝 스타의 앨범들이 다수 포함되었는데 휘트니 휴스턴이나 머라이어 캐리의  

앨범이나 듀란듀란, 필 콜린스, 마돈나를 비롯해 1980년대 인기를 끌었던 본 조비, 건스 앤 로지스,  

데프 레파드의 앨범까지 들어가 있어 보통 전문 음악잡지 등에서 선정한 명반들과는 차별화를 꾀했다.  

사실 음악전문가가 아닌 이상 음악적인 면에서 뛰어난 작품들을 얘기하는 건 그다지 와닿지 않고  

순전히 듣기에 좋은 노래들이 담긴 앨범이면 좋은 앨범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면에서 볼 때 배철수가 선정한 명반들이 오히려 더 공감이 갔다.  

이 책에 소개된 앨범들을 보니 나름 팝 음악에 대해 좀 안다고 생각하고 있었음에도  

처음 들어보는 앨범들이 많아서 어디 가서 팝 좀 들었다는 소린 절대 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소개된 앨범들을 하나씩 찾아 들어봐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예전에 즐겨 듣던 음반들이 나올 때는 왠지 오랫동안 헤어졌던 반가운 얼굴을 다시 보는

느낌이 들면서 그 앨범들을 듣던 시절의 추억들이 새록새록 되살아 났는데  

명반은 역시 아무리 오랜 세월이 지나 들어도 전혀 촌스럽지 않고 귀에 착착 감기는 그런 곡들이 담긴  

앨범이 아닌가 싶다. 이젠 라디오를 거의 듣지 않아 배철수의 음악캠프가  

여전히 6시에 하는지조차 알 수가 없지만 내 학창시절에 즐겨 들었던 곡들이 담긴 음반들과

배철수 특유의 입담을 만날 수 있어서 즐거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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