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모의 역사
아서 마윅 지음, 채은진 옮김 / 말글빛냄 / 2009년 11월
평점 :
품절


아름다운 외모에 대한 인류의 욕망은 인류가 존재한 시점부터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다.  

요즘에는 그런 경향이 더욱 심해져 미모의 영향력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는 상황인데  

이런 현실에서 과연 미모가 인류의 삶에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 역사적으로 고찰하는 이 책은  

상당히 흥미로우면서도 논란의 여지가 있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



우리는 흔히 미모의 기준이 시대나 지역마다 다르고 변화한다고 생각하지만  

이 책에선 그게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인류사에 있어 이데올로기, 제도, 계급 구조 등의 변화와  

비교해 볼 때 미모의 기준은 '상대적으로' 일정하고 보편적이라고 얘기하는데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주장이었다. 물론 아름다움이란 게 주관적인 기준이 상당히 작용해서 동일한 외모에 대해서도  

의견이 나뉘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단순한 유행이 아닌 시대를 초월해 전 세계 누구나 공감하는 절대

지존의 미모도 존재함은 부인할 수 없을 것 같은데 이 책에서 다루는 미모는  

이러한 대다수가 공감하는 아름다움을 얘기하고 있다.



이후 역사상 미모의 소유자들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 구체적인 사례들이 등장하는데 대부분은  

미모의 여자들이 자신의 미모를 이용해 어떻게 안락한 삶을 살았는지가 소개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종종 있었다. 미모가 세상의 관심과 주목을 받게 만드는 건 확실하지만 그게  

바로 행복이나 성공과 직결되진 않는데 오히려 불행의 씨앗이 되기도 했다.

보통은 미모의 여자가 권력이나 부를 가진 남자의 정부 등이 되는 방법이 자주 사용되었는데  

반대로 남자가 미모를 이용하는 경우도 드물게 있었지만 예카테리나 2세처럼  

여자가 권력이나 부를 가졌던 예외적인 경우라 할 수 있었다.



결혼에 있어서도 아름다움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지만 역사적으론 오랫동안 큰 비중을 차지하진  

못했다. 아무래도 상대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나 폭이 제한되고 다른 기준들, 예컨대 건강이나 재산,  

지위 등이 더욱 중요한 기준이었기에 미모는 일종의 덤이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19세기 이후 교통수단의 발달로 이성을 만날 수 있는 범위가 확대되고  

중매결혼보다 연애결혼이 늘어나면서 미모의 중요성은 대폭 증대된다.  

즘에도 미모는 상대의 호감을 유발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되기 때문에  

미모의 중요성은 결코 간과할 수 없을 것 같다.



이렇게 개인적인 차원에서 미모가 신분 상승 수단 등으로 이용되다가 미모를 활용한  

일종의 직업(?)들이 등장한다. 상류계층의 남자들을 상대로 하는 고급 매춘부가 대표적인데  

이후 직업 모델, 영화배우 등 미모를 밑천 삼아 대중의 인기를 기반으로 삶을 영위하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심지어 정치인들조차 미모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세상이 되었다.  

아름다움의 영향력은 대중매체의 발달로 날로 증대되고 있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비판적이다. 하지만 이 책은 아름다움이 결코 비난의 대상이 되어선  

안 되는 인류를 행복하게 해주는 소중한 가치임을 강조한다.  

아름다움도 수학이나 음악적 재능과 마찬가지의 하나의 재능으로 평가를 해야 한다고 하는데  

아름다운 외모가 사람들 눈을 즐겁게 한다는 사실 자체는 부인할 수 없을 것 같다. 미모가

전부는 아니지만 인류의 역사에서 상당히 중요한 영향력을 발휘한 가치임을 잘 보여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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