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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킹제이 ㅣ 헝거 게임 시리즈 3
수잔 콜린스 지음, 이원열 옮김 / 북폴리오 / 2011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75회 헝거게임에서 반군들에 의해 극적으로 탈출했던 캣니스는 캐피톨과 반군의 전투가 본격화되자
반군 지도부로부터 반군의 상징인 모킹제이가 되어 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모킹제이로서 반군을 독려하는 임무를 맡게 된 캣니스는 캐피톨에 잡혀 간 피타가
갖은 고문을 받은 안쓰러운 모습으로 캐피톨의 선전방송에 등장한 걸 보고 충격을 받는데...
'헝거게임', '캣칭 파이어'에 이은 헝거게임 시리즈의 완결편인 이 책에선
반군의 상징인 모킹제이가 된 캣니스의 활약상이 펼쳐진다.
사실 '캣칭 파이어'를 읽은 지 네 달이 넘어서 기본적인 줄거리는 기억이 나지만
주인공들을 제외한 주변 등장인물들에 대한 기억은 가물가물해서 솔직히 내용이 잘 들어오지 않았다.
역시 시리즈는 연달아 읽어야 기억도 생생하고 재미가 배가 되는데 이 책을 늦게 읽게 바람에
2권까지 읽으면서 느꼈던 강렬한 느낌이 어느 정도 사그라져서 못내 아쉬웠다.
캐피톨의 독재정치는 다시 불타 오른 혁명의 불길로 인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빠진다.
12구역의 봉기를 캐피톨 혼자 막기에는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그 동안 강력하게 유지됐던 독재정치가 하루 아침에 무너지지는 않았다.
일진일퇴의 치열한 공방이 진행되는 가운데 캐피톨은
반란의 불씨가 되었던 캣니스의 고향인 12번 구역부터 초토화시킨다.
하지만 없어진 줄만 알았던 13번 구역이 핵무기를 바탕으로 건재하면서
13번 구역의 대통령인 코인의 통솔하에 반군은 차츰 캐피톨을 무너뜨리기 시작하고
캣니스는 캐피톨의 대통령 스노우를 자신이 직접 처치하기로 마음을 먹는데...
사실 결말은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했다. 단지 독재정권을 무너뜨리는 과정이 얼마나 통쾌하게
그려질까를 기대하고 봤는데 예상 외로 그리 통쾌한 느낌이 들지 않았다.
독재자인 스노우를 없애려는 반군의 지도자 코인도 스노우와 크게 다르지 않은 인물임에 충격을
받았는데 보통 독재정권을 타도하는데 앞장섰던 민주화운동의 지도자들이
독재자들의 전철을 따라 갔던 역사를 떠오르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캐피톨과 반군간의 대결에선 치열한 미디어 선전전이 부각되었는데
피타의 기억을 조작하여 캣니스를 원수처럼 인식하게 만든 캐피톨의 만행은 소름끼칠 정도였다.
자신들의 권력을 지키기 위해 무슨 짓이든 하는 자들의 모습을 보는 건 정말 끔찍하기 짝이 없었다.
그나마 이런 끔찍했던 일들이 다행스럽게도 종말을 고하게 되지만
살아남은 사람들에게 남겨진 상처는 쉽게 치유되지 않았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서서히 상처는 아물고 아무것도 모르는 새로운 세대들이 자라나지만
끔찍했던 과거를 그냥 잊어버린다면 언제 다시 악몽을 되풀이하게 될지 알 수 없는 일일 것이다.
우리가 역사를 배우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잘못된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함임을
이 책의 마지막 장면을 통해 절실히 깨달을 수 있었다.
1권과 2권에서 한 명만 살아남을 수 있는 헝거게임을 통해 숨막힐 정도의 스릴을 느꼈던 것에 비해
3권은 왠지 담담한 느낌이 들었다.
아무래도 서바이벌 생존게임이 가져다 주는 박진감 때문이 아닌가 싶은데
독재국가를 무너뜨려 가는 과정은 솔직히 전편들에 비하면 긴장감이 많이 떨어졌다.
너무 자극적인 내용에 반응하는 측면이 있긴 하지만 역시 그런 얘기가 중독성이 강한 게 아닌가 싶다.
캣니스와 피타, 게일의 삼각관계도 너무 싱겁게 결론이 나버려서 아쉬운 감이 있는데
헝거게임 시리즈를 통해 자유를 억압하는 자들과 당당히 맞서 싸우지 않으면
결코 자유를 누릴 수 없음을 잘 알 수 있었다.
목숨을 건 헝거게임으로 내몰리지 않으려면 정말 정신을 똑바로 차려서 살아야 할 것 같다.
이제 헝거게임 시리즈와 이별을 하게 되어서 시원섭섭하지만
곧 영화로도 제작된다니 영화로 다시 만날 날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