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트렁크 뮤직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5 ㅣ RHK 형사 해리 보슈 시리즈 5
마이클 코넬리 지음, 한정아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헐리우드 살인전담팀으로 다시 돌아 온 해리 보슈는 할리우드 볼이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세워진 자동차 트렁크에서 총에 맞아 죽은 남자 시체가 발견되자 마피아가 쓰는 전형적인
'트렁크 뮤직' 수법임을 알고 조직범죄 담당부서에 사건을 의뢰하지만 담당자는 사건을 맡기를
거부한다. 포르노 영화제작자인 피해자가 라스베이거스에서 돌아오던 길임을 알게 된 보슈는
피해자가 자주 들르던 카지노를 조사하러 갔다 뜻밖의 인물과 재회를 하게 되는데...
전작인 '라스트 코요테'에서 그 동안 늘 상처로 남아 있던 어머니의 죽음의 진실을 밝혀 낸
해리 보슈가 다시 살인전담팀으로 돌아와서 맡게 된 첫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을 그린 이 책은
형사물의 재미를 제대로 보여주었다. 시체를 발견해서 피해자의 신원을 확인하고 현장에서 발견된
여러 증거들로 상황을 재구성해 나가면서 피해자가 어떻게 살해되었는지를 밝혀 나가는 과정이
차근차근 그려지는데 수사라는 게 이렇게 진행됨을 잘 알 수 있었다.
피해자인 앨리소가 라스베이거스의 범죄조직의 돈세탁을 해오면서 따로 애인을 두고 있음을 알게
된
보슈는 조금씩 사건의 진실에 다가가는 듯 했지만 오랜만에 재회한 옛 연인 엘리노어에게
다시 마음이 끌리면서 난관에 부딪히게 된다. 해리 보슈 시리즈 1편인 '블랙 에코'에서
FBI 요원으로 보슈와 같이 수사를 하면서 사랑에 빠졌던 엘리노어는 사건에 연루된 사실이
보슈에게 들켜 자수하게 되면서 보슈와 이별하게 되었는데, 앨리소가 자주 들린 카지노에서
엘리노어를 발견한 보슈는 그녀에게 미안했던 마음과 함께 예전의 감정이 다시 되살아나서
그녀에게 다시 빠지게 된다. 하지만 FBI로서 중범죄를 저질렀던 그녀와의 관계가 알려지자 보슈는
바로 악연이 깊은 감찰계의 조사를 받게 되면서 수사에서도 제외될 위기에 빠진다.
하지만 감찰계를 두려워 하지 않는 보슈는 다시 엘리노어와의 사랑에 올인을 하는데...
여러 가지 일들로 위기를 맡게 된 앨리소 살인사건은 유력한 용의자인 범죄 조직의 중간 보스였던
루크 고션이 사실은 조직범죄 수사를 위해 잠입한 FBI 요원이며 완벽한 알리바이까지 있자
미궁에 빠지게 되고 보슈는 오히려 사건을 조작하게 아니냐는 의심까지 받게 된다.
하지만 사건은 전혀 엉뚱한 곳에서 실마리가 드러나고 수사의 기본 법칙이라 할 수 있는 점들이
다시 한번 확인된다. 사건을 제일 먼저 발견한 사람, 피해자와 가장 가까운 사람들을 의심하라는
추리소설의 기본이 너무 잘 맞아떨어진다고 할 수 있었는데 범인의 윤곽이 들어난 이후에는
정말 폭풍질주를 한다고 할 정도로 사건이 빠르게 전개되면서도
마지막에 또 다른 충격적인 진실로 끝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게 했다.
고집불통이며 까칠한 스타일이지만 정의감에 넘치고 탁월한 수사감각을 가진 해리 보슈는
그야말로 형사의 표본이라 할 수 있었다. 해리 보슈는 새롭게 여자인 블리츠 형사과정 밑에서
일하게 되면서 오랫동안 파트너였던 에드거에다 신참 여형사 라이더와 한 팀을 이루게 되는데
역시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 호흡이 잘 맞아야 즐겁게 일할 수 있음을 잘 보여주었다.
직장 동료들과 코드가 맞고 서로 신뢰할 수 있어야 일이 술술 풀릴 수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지금까지 읽었던 책들을 보면 마이클 코넬리의 해리 보슈 시리즈는 크라임 스릴러가 보여줄 수
있는 모든 매력을 총망라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다시 재회한 엘리노어와 사랑에 빠져 결혼까지
감행한 해리 보슈. 그의 행복한 시간이 조금이라도 오래 지속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며
그의 다음 작품에서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
이 책까지 국내에 번역된 해리 보슈 시리즈는 다 읽었는데 한 권 한 권 읽어나갈수록
해리 보슈라는 인물과의 친밀도가 높아지는 것 같다. 역시 사람은 자주 만나야 가까워지는 게
아닌가 싶은데 한 사람을 조금씩 알아갈수록 그 사람만이 가진 사연과 매력을 알게 되어 좋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