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이 숨겨온 6가지 거짓말
피트 런 지음, 전소영 옮김 / 흐름출판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내가 학교에서 경제학을 배울 때까지만 해도 경제학은 이기적이고 독립적인 인간이

합리적으로 행동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었다.

기업도 오로지 이윤의 극대화에만 관심이 있고 모든 경제현상을 숫자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경제학의  

자신감이 넘쳐났었는데 최근 들어 일련의 사태로 인해 그런 자신감이 여지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이 책은 전통 경제학이 주장해왔던 대표적인 6가지 주장이

더 이상 진실이 아님을 여러 가지 증거로 증명하고 있다.

먼저 '인간이 무조건 이익을 추구한다'는 주장은 자기가 가진 것에 더 큰 가치를 보유하는 보유효과,  

유리한 내기에만 응하는 위험회피성향, 익숙한 것을 더 좋아하는 단순노출효과를 통해 반박된다.

경제학적인 관점에선 비합리적일지 몰라도 불확실한 이익을 추구하기보다는

확실한 이익을 원하는 게 인간의 본능에 더 충실하다 할 것이다.

경제학의 두번째 거짓말은 '세상이 예측 가능하다'는 주장인데

세상엔 너무 많은 변수가 있다는 점을 간과한 주장이었다.

인간이란 존재 자체가 그다지 예측 가능한 존재가 아니기 때문인데

마음이 언제 변할지도 모르고 실수를 밥 먹듯이 하는 불완전한 인간이기에

세상에 확실하다고 할 수 있는 일은 그다지 존재하지 않는다.

경제학에서는 이런 불확실성이 불만이겠지만  

세상과 인생이 예측불허이기 때문에 더 매력적인 게 아닌가 싶다.

다음으로 '인간이 이기적이다'는 주장은 '최후통첩게임'을 통해 알 수 있는 공정하지 않으면

받아들이지 않는 yucki 본능, '죄수의 딜레마'를 통해 잘 드러나는 한 배를 탄 공동 운명 의식인

'witt' 본능, 친구가 되려면 고향이라도 같아야 한다는 '엔디안 본능'을 통해 반박되는데

인간에게 오직 이기심만 있는 건 아님을 잘 알 수 있었다.





기존 경제학에서는 광고의 효과를 부정하지만 마케팅은 날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고

인간은 유혹에 약한 동물이기에 쉽게 지름신의 유혹에 굴복하고 만다.

조직이 합리적이란 주장도 더 많은 것을 요구하는 조직과 구성원들의 서로 다른 생각에 의해 부정된다.

마지막으로 기업은 이윤 극대화를 목표로 한다고 흔히 생각하지만 불확실한 현실 앞에서 기업은

생존을 우선시할 수밖에 없기에 이윤보다는 좀 비합리적일지 몰라도 생존 우선전략을 선택하곤 한다.



이 책을 통해 그 동안 경제학에서 전제로 했던 가정들이 얼마나 인간과 현실에 대한

잘못된 판단을 근거로 했는가를 잘 알 수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에는 이론 경제학보다는 인간의 심리에 바탕을 둔 행동 경제학이

더욱 각광을 받고 있는 것 같다. 각종 실험을 통해 사람들의 경제적인 행동과 그 원인을 알기 쉽게

설명하는
'머니랩' 같은 책을 통해서 보다 경제학과 친숙해질 수 있었는데 이 책을 통해

고전 경제학이 현재의 경제상황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이유와

이를 어떻게 보완해야 하는지를 알게 되는 계기가 된 것 같다.

흔히 경제를 살아 있는 동물에 비유하곤 하는데 그 동안의 경제학은 살아 있는 인간이 아닌

이상화된 인간을 전제로 하는 바람에 여러 가지 오류가 생긴 것 같다.

비록 비합리적인 판단과 행동을 할지라도 현실의 인간을 전제로 해야

오늘날의 각종 경제문제에 대한 해법을 제시할 수 있음을 잘 알려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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