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스크린에서 마음을 읽다 - 무너지고 지친 나를 위로하는 영화 심리학
선안남 지음 / 시공사 / 2011년 3월
평점 :
품절
영화와 책은 나와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하는 존재라 할 수 있다.
그들과 함께 하고 있는 시간 동안에는 세상의 시름도 잠시 잊은 채
완전히 다른 세상을 경험할 수 있어 그들과 친하게 지내는 것 같다.
그런 영화와 책이 만나 영화를 심리학적 관점에서 분석한 이 책은
대부분 내가 이미 본 영화들을 소재로 하고 있고 너무 어려운 심리학적
접근을 시도하는 것도 아니어서 쉽게 술술 읽어 나갈 수 있었다.
이 책에선 '상처와 치유', '내면과 변화', 관계와 소통', '사랑과 욕망'의 네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내가 최근에 가장 필요성을 느끼는 부분들이라 그런지 더 관심이 갔다.
먼저 '상처와 치유'에선 상처받은 사람들이 치유하는 과정을 그린 영화들이 많이 소개되고 있는데,
'굿 윌 헌팅'에서 상처로 인해 마음의 문을 닫고 있던 윌(맷 데이먼)이 숀 교수(로빈 윌리암스)의
도움으로 마음의 문을 열고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길을 선택하는 모습이
왠지 내 일처럼 와다았다. 쉽게 상처받고 마음의 문을 닫은 채 나 스스로 상처를 더욱 키워가는
잘못된 습관이 있는 나로선 상처에 대한 올바른 대처법이 필요하며 숀 교수와 같이
적절한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선 다루지 않았지만 윌을 믿고 그가 잘 되기를 바라준 친구(벤 에플렉)까지
영화의 여러 장면들이 떠올라 꼭 다시 찾아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면과 변화'에선 못생긴 외모를 바꿔서 완전히 다른 인생을 꿈꾸는 두 영화 '미녀는 괴로워'와
'핸섬 수트'가 나란히 등장해 마치 영화 소개 프로그램의 단골 컨셉인 영화를 비교하는 장면이
떠올랐는데 우리가 자신의 신체에 대해 잘못된 관념을 가지면 내면의 자아마저
망가질 수 있음을 잘 보여준 영화라 할 수 있었다.
'관계와 소통'에선 짐 캐리 주연의 '미 마이셀프 앤드 아이린'과 '예스맨'이 눈길을 끌었는데,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지 못하고 화를 꾹꾹 참고 누르다가 행크로 변신하는 모습이나
매사에 부정적인 사람이 긍정적인 예스맨으로 변신한 모습을 보면서
왠지 낯설지 않은 캐릭터란 느낌이 들었다.ㅋ
'사랑과 욕망' 부분에선 개인적으로 재밌게 봤던 '나의 특별한 사랑 이야기'란 영화에서 주인공인
윌이 만난 세 명의 여자를 그리스 로마 신화의 헤라, 아테나, 아프로디테에 비유해서 설명한
시도가 신선했다. 헌신, 친말감, 열정을 각각 대표하는 세 명의 여성 캐릭터 중에서
누굴 선택할지는 각자의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심리학자 스틴버그의 이론처럼
세 가지가 적절히 조화를 이뤄야 성숙한 사랑이 된다는데 현실에서 이를 모두 충족시키기는
어렵기 때문에 세상엔 수많은 모습의 사랑이 존재하고 사랑에 힘들어하는 사람이 많은가 보다.
이 책은 전에 봤던 '이토록 영화 같은 당신'이나 '영화처럼 사랑을 요리하다'를 떠올리게 했는데
영화를 소재로 한 책들은 영화 속 장면들을 떠올리게 하면서 영화를 다시 복습하는 좋은 기회를
제공해주었다. 특히 영화를 완전히 다른 관점에서 볼 수 있게 해준 점이나 이제는 가물가물해진
영화에 대한 기억을 새롭게 해줘서 좋았던 것 같다(몇 편의 영화는 다시 봐야 할 생각이 들 정도였다).
내가 영화를 보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영화를 통해 위로를 받고 상처받은 맘을 치유하는데
있는데 이 책은 영화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심리학적으로 접근해 그들의 상태에 대한 공감을
이끌어내면서 나도 모르게 맘 속에 응어리졌던 부분들이 조금은 풀리는 느낌이 들게 해주었다.
영화의 치유력을 새삼스레 실감하게 해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