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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의 FM (1disc)
김상만 감독, 마동석 외 출연 / 프리지엠 / 2011년 3월
평점 :
품절
5년 동안 진행해 온 심야 FM 영화음악실을 그만두게 된 선영(수애)은 떨리는 맘으로
마지막 방송을 시작하지만 난데없이 가족을 인질로 잡고
자신의 요구대로 방송을 하라는 동수(유지태)의 전화를 받게 되는데...
이 영화를 보게 된 것은 내가 좋아하는 스릴러 장르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심야 FM 영화음악 방송을 진행하는 아나운서 출신 DJ가 주인공이란 점이다.
나도 한때 심야 FM 라디오를 들으면서 밤을 지새운 시간들이 꽤 많았다.
고 정은임 아나운서가 진행하던 MBC FM의 영화음악을 시작으로(평범한 일상생활을 하는 사람은
감히 범접하기 어려운 새벽 3시에 하는 방송이었다.ㅋ) 현재 진행하는 이주연 아나운서의 방송까지
(그나마 한 시간 당겨져 새벽 2시에 한다. 물론 요즘은 인터넷 다시 듣기가 가능하지만.ㅋ)
FM 영화음악은 내가 영화에 더욱 빠져들 게 만든 계기가 아니었나 싶다.
특히 지금은 다시 들을 수 없는 정은임 아나운서가 진행할 때의 방송은 주옥같은 멘트 하나하나가
가슴을 울려서 꼭 소개된 영화는 찾아보고 싶은 맘이 들 정도였다.
그리고 깜깜한 밤에 스탠드 하나 켜놓고 숨 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 적막한 가운데 이어폰을 통해
들려오는 감미로운 여자 아나운서의 목소리를 듣고 있으면
왠지 단둘이서 속삭이고 있다는 행복한 착각에 빠지게 만들어서 더욱 좋았던 기억이 난다.^^
이 영화에서도 선영의 팬(?)인 동수가 선영이 진행하던 뉴스나 방송에 자극받아(?)
끔찍한 연쇄살인을 저지르는데 갑자기 선영이 라디오 DJ를 하차하자 격분하여
선영의 집으로 침입해 동생을 인질로 삼고 무리한 요구를 하기 시작한다.
예전에 방송한 노래나 멘트를 문제로 출제(?)하면서 그대로 하라는 동수의 요구를 들어주기 위해
선영은 패닉상태에서 동분서주하기 시작하는데 같은 방송을 들어도 역시 사람들의 반응은 제각각인
것 같다. 나처럼 나만의 환상(?)에 빠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이 영화 속 동수처럼
마치 선영의 말을 지령처럼 여기고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도 있다. 대부분은 동수처럼 극단적인
반응을 하진 않겠지만 잘못된 생각이 야기하는 끔찍한 일들은 정말 감당하기 힘들 것 같다.
라디오 생방송 진행중인 방송국과 인질극이 벌어지는 선영의 집을 화상통화를 매개로 넘나들면서
긴장감을 고조시킨 영화였는데 말을 못하는 선영의 딸이 동수에게 잡히지 않은 상태여서
더욱 아슬아슬한 스릴러의 묘미를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물론 후반부로 갈수록 좀 느슨해지고 상투적으로 전개되는 느낌이 들며
스릴러의 매력이라 할 수 있는 반전이라 할 만한 부분이 없는 아쉬움을 주기도 했다.
하지만 소재가 영화음악 방송이라 초반부에 내가 네이트온에서 사용하는 '천국보다 낯선'을 시작으로
해서 무수한 영화들과 영화음악이 소개되는 점은 역시 이 영화의 매력이라 할 수 있었다.
FM 라디오, 특히 영화음악방송에 사연이 있는 사람이라면 더욱 흥미롭게 즐길 수 있는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