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권에서 5명만 다룬 반면에 2권에선 무려 15명의 인물을 소개한다. 소크라테스, 플라톤, 디오게네스, 탈레스 등 유명한 철학자들과 명승부를 벌인 스키피오와 한니발, 로마의 개혁정치가 그라쿠스 형제, 로마 시대의 대표적인 영웅 카이사르까지 총망라하고 있는데 포키온이나 알키비아데스처럼 생소한 이름들도 일부 있었다. 먼저 아테나이의 전성기를 이룩한 페리클레스가 등장하는데 그가 늘 투구를 쓴 모습의 조각상으로 남아 있는 이유가 특별한 두상 모양 때문이라니 그의 신체의 비밀이 더욱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물론 그의 독특한 두상은 아크로폴리스에 지은 파르테논 신전 등 그가 남긴 화려한 업적에 곁들여진 양념과 같은 에피소드였다. 소크라테스가 사랑한 남자 알키비아데스는 어린 남자 애인(?)을 두는 게 유행인 당시의 풍습을 알 수 있게 해 주었는데 왠지 미소년을 좋아하게 된 이유가 악처의 대명사로 통하는 아내 크산티페에게도 원인이 있지 않을까 싶다.ㅋ 물론 소크라테스 같은 무능하고 추남을 남편으로 둔 크산티페가 악처가 된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크산티페가 악처인지 여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피라미드에 올라가지 않고도 피라미드의 높이를 잰 탈레스나 퓌타고라스의 정리로 유명한 퓌타고라스는 철학 뿐만 아니라 수학, 과학에 있어서도 선구자적인 업적을 남겼고, 알렉산드로스를 무색케 만든 디오게네스의 삶과 철학은 원조 히피라 해도 무방할 것 같다. 로마를 지중해의 지배자이자 세계 최강국으로 만든 계기가 된 로마와 카르타고의 포에니 전쟁의 두 영웅 한니발과 스키피오의 운명적인 대결이나 로마 개혁을 이끌다가 반대 세력에게 처참한 최후를 맞이했던 그라쿠스 형제, 현대에도 여전히 황제의 대명사로 통하는 카이사르의 일대기까지 고대 그리스 로마의 영웅들과의 짧은 만남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그들의 업적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이 책을 마지막으로 이윤기 선생의 글은 더 이상 만나볼 수 없다. 그리스 로마 신화 시리즈를 통해 서양 문화의 근원이라 할 수 있는 고대 그리스 로마의 문화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이해를 높인 점을 비롯하여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 등 여러 번역서들은 우리의 문화 수준을 한 단계 높여주는데 큰 공헌을 하지 않았나 싶다. 그가 서양문화의 양대 근원 중 하나인 헤브라이즘에 관한 책들을 준비하다 세상을 뜬 점은 많은 아쉬움을 주기에 충분했다. 이 책이 그가 먼 곳으로 떠나기 전에 독자들에게 마지막으로 남긴 선물이라고 생각하면 왠지 더 진한 아쉬움이 남는데 앞으로 그가 못다 이룬 작업들을 이어나갈 사람들이 계속 나와 그의 빈 자리를 채워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