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으로 불이 붙은 혁명의 열기

캣칭 파이어 ㅣ 헝거 게임 시리즈 2
수잔 콜린스 지음, 이원열 옮김 / 북폴리오 / 2010년 9월

지독한 헝거게임에서 간신히 살아남은 캣니스와 피타는  

12구역으로 돌아와 잠시동안의 여유로운 삶을 누린다.

하지만 캐피톨은 자신들에게 반항했던 캣니스를 결코 잊지 않았고

캐피톨의 대통령 스노우는 캣니스의 소중한 사람들에게 위협을 가하며 캣니스를 압박한다.

마침 다가온 75회 헝거게임은 25년마다 돌아오는 특집 게임이 열리는데

특집답게 기존의 우승자들로만 조공자를 뽑는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발표되고,

다시는 참여하지 않을 줄 알았던 헝거게임에 캣니스와 피타는 다시 12구역 대표로 참가하게 되는데...

 

1권이 워낙 강렬한 인상을 남겨 2권인 이 책을 바로 읽지 않을 수 없었다.

독재국가 판엠은 매년 식민지처럼 통제하는 12구역의 남녀 2명씩을 뽑아

한 명이 살아남을 때까지 벌이는 잔인한 살인게임인 헝거게임을 통해

12구역이 자신들에게 감히 도전할 생각을 못하게 만들어 왔지만 대중들을 사로잡은  

캣니스와 피타 커플 때문에 1명만 살아남는다는 헝거게임의 규칙마저 깰 수밖에 없었다.

눈엣가시처럼 여겨지던 캣니스를 협박하며 복종하게 만들려하지만  

한 번 지펴진 반항의 불씨는 결코 쉽게 끌 수가 없었다.

헝거게임 이후 여러 구역에서 반란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하자 캐피톨은  

캣니스와 피타를 결혼시키는 걸로 무마하려한 계획을 바꿔

75주년 특집 헝거게임의 조공자로 그동안의 우승자들을 뽑는 초강수를 둔다.

또다시 죽음의 늪으로 내몰린 캣니스와 피타. 하지만 이젠 헝거게임이  

단순한 조공자들의 생존게임이 아닌 캐피톨과 다른 구역과의 한판 대결로 확대되는데...

 

사실 1권에서는 헝거게임 자체의 몰입도가 엄청 나서 헝거게임이 생긴 배경이나  

캐피톨의 비열한 의도는 크게 부각되진 않았다.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을 치는 24명의 치열한 대결과 아슬아슬한 러브모드를 연출한  

캣니스와 피타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를 지켜보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2권에선 본격적인 독재권력의 압제에 맞선 저항이 그려진다.

그 결과 75회 헝거게임 자체는 1권에서의 74회 헝거게임만큼의 스릴이나 긴장감이 느껴지진 않았다.

시작부터 한 팀이 된 캣니스와 피타, 그리고 그들을 도와주는 다른 구역 조공인들까지 있어

1권에서 맛 본 아슬아슬함은 상대적으로 적게 느껴졌다.

물론 누가 먼저 배신을 할까 하는 의심을 끝까지 놓을 순 없었지만 전혀 예상치 못한 결말로 이어졌다.

무엇보다 75회 헝거게임의 가장 큰 특징은 마치 시계처럼 12공간으로 나뉘어져 

(12구역을 상징하는 듯) 계속 변하는 특별 설계된 경기장에 있지 않나 싶다.

 

소수가 다수를 핍박하고 통제하는 형태의 독재국가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이 시리즈는

2권에선 캣니스의 반항을 계기로 각 구역에서도 저항의 몸부림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음을 보여줬다.

혁명은 역시 작은 불씨가 발단이 되어 걷잡을 수 없이 번지는데 자유를 쟁취하기 위한  

12구역의 투쟁을 캣니스와 피타가 어떻게 이끌어 나갈지 3권이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자유를 향한 인간의 열망은 그 어떤 것으로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독재자 스노우 대통령과 캐피톨을 무너뜨리는 통쾌한 순간을 맛볼 시간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