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과 인상주의 : 경계를 넘어 빛을 발하다 - 19C 그림 여행 마로니에북스 아트 오딧세이 4
가브리엘레 크레팔디 지음, 하지은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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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현대미술'에 관한 책을 읽었는데 책을 읽으면서(사실 그림만 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ㅋ) 가장 힘들었던 점은 역시 현대미술가나 작품들이 낯설다는 점이었다.

그다지 멀지 않은 60년 전부터 20년 전의 미술 경향을 정리한 책이었음에도

오히려 제대로 아는 예술가나 작품이 없다는 사실은

내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을 제대로 모른다는 말이나 다를 바가 없었다.

물론 세상 모든 일을 알 순 없지만 문화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미술에 대해

전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조차 알지 못하고 있다니 조금은 한심스런 생각도 들었다.

 

반면 그나마 친숙한 낭만주의와 인상주의 등을 다룬 이 책을 볼 때는  

'현대미술'을 볼 때와는 달리 편안한 맘이 들었다.

무엇보다 빈센트 반 고흐, 폴 고갱, 구스타프 클림트 등 낯익은 인물들이 등장해

마치 오랜만에 만난 친구처럼 무척이나 반가웠다.(현대미술을 볼 땐 낯선 사람들 속에  

홀로 남겨진 그런 느낌이었는데...ㅋ)

이 책에서는 신고전주의를 비롯하여 낭만주의, 사실주의, 인상주의, 상징주의 등 18세기에서  

20세기 초를 풍미한 미술사조에 대한 간략한 설명과 대표적인 화가들의 작품을 설명하고 있는데

특히 인상주의와 후기인상주의에 대한 설명을 통해 왜 인상주의란 용어가 생겨났는지

('인상 : 해돋이'란 클로드 모네의 그림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한다),

어떤 화가가 속하는지를 구분할 수 있게 되었다.

예술중심지는 역시 유럽의 문화1번지라 할 수 있는 프랑스가 중심지 역할을 하였고,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 지중해 연안도 여러 화가들이 활동한 지역이었는데

이 책에선 그 밖에 특이하게도 알프스 산맥, 바다와 대양, 기차와 기차역,

아카데미와 박물관도 거론하고 있어 신선한 느낌을 주었다.

 

낭만과 인상주의 등을 대표하는 예술가로 이 책에선 무려 60명이 소개되고 있다.

그 중에선 고흐, 고갱, 밀레 등 친숙한 이름들도 눈에 띄었지만 상당수는 금시초문인 화가들이었다.

이름만 알고 있던 폴 세잔, 에드가 드가 등의 작품을 비록 3~4작품밖에 되지 않지만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고, 루브르 박물관에서 봤던 외젠 들라크루아의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상'이나

앵그르의 '대 오달리스크', 밀레의 '이삭 줍는 여인들' 등은  

몇 개 되지 않는 기억에 남는 작품들이라 더욱 반가웠다.

사실 루브르 박물관 등을 갈 때 전혀 사전준비가 안 된 상태로 가서  

어떤 작품이 누구의 작품인지도 모른채 정신없이 지나치곤 했는데  

이런 책을 미리 보고 갔더라면 더욱 좋았을 거란 생각을 하니 더욱 아쉬움이 든다.

그밖에 늘 헷갈리던 에두아르 마네와 클로드 모네를 이 책을 통해서 확실히 구분할 수 있게 된 것도

(그림을 보면 확연히 스타일이 달랐다.ㅋ) 이 책을 읽은 성과 중의 하나가 아닌가 싶다.

 

미술작품들을 책을 통해 익히고 감상하는 건 아무래도 한계가 있겠지만 그래도 미술이라고 하면  

고개부터 절레절레 젓던 내가 미술책까지 볼 정도면 정말 장족의 발전을 하지 않았나 싶다.

이제 겨우 걸음마를 배우는 단계에 불과하지만 몇 년 전에 비하면  

정말 상전벽해라 할 정도로 미술에 대한 관심이 많이 생긴 것 같다.  

역시 뭐든지 관심이 생겨야 더 많이 보이고 더 잘 알게 되는 게 아닌가 싶다.

그런 점에서 볼 때 마로니에북스에서 시리즈로 나오는 '아트 오딧세이'는 미술 초보자들에겐 입문서로,

어느 정도 지식을 가진 사람들에겐 핵심을 요약정리한 책으로 손색이 없을 것 같다.

여전히 미술이 어렵고 편한 상대는 아니지만 내가 계속 맘을 주다보면

언젠가는 내게 모든 걸 허락해주는(?) 날이 오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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