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노바 살인사건 탐정 글래디 골드 시리즈 3
리타 라킨 지음, 이경아 옮김 / 좋은생각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잭과의 달콤한 여행을 즐기다 소피가 위독하다는 잘못된 소식에 낚여

부리나케 돌아왔던 글래디는 잭과 어색한 사이가 되고 만다.

그 사이 글래디가 사는 동네엔 변태가 출몰하고 글래디와 할머니들은

어머니의 죽음에 의문을 품는 남자의 사건 의뢰를 받게 되는데...

 

나름 추리소설 마니아라서 많은 추리소설을 읽다 보니 여러 스타일의 탐정들을 만났다.

탐정의 대명사가 된 셜록 홈즈를 시작해서 회색 뇌세포를 굴리는 에르큘 포와로,

활동적인 탐정이라 할 수 있는 엘러리 퀸, 예술에 조예가 깊은 파일로 번스,

더벅머리의 긴다이치 코스케, 과학자 유가와, 까칠한 미타라이 기요시 등

성격이나 직업 등에서 천차만별인 탐정들을 만났었는데 이 작품에선 할머니 탐정이 등장한다.

할머니 탐정하면 역시 애거서 크리스티의 미스 마플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는데

이 책의 작가는 바로 애거서 크리스티에 대한 오마주로 그녀의 분신이라 할 수 있는

미스 마플의 현대판인 글래디 골드라는 독특한 할머니 탐정을 탄생시켰다.

 

이 책은 글래디 골드와 그녀의 친구들인 글래디에이터들이 활약하는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인데

앞의 작품들을 읽지 않아서 약간 낯선 감은 있었지만 전편들을 읽지 않아도 읽는데는 큰 지장이 없었다.

우선 이 책의 신선함은 등장인물들이 모두 할아버지, 할머니들이란 점이다.

노인들을 폄하할 생각은 없지만 사실 노인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작품들을 만나기는 결코 쉽지 않다.

점차 고령화 사회가 되어 이제 인구의 상당수가 노인들이 될 것임에도

노인들이 사회의 주역이란 생각을 해본 적은 거의 없었다.

그래서 노인들이 주요 등장인물인 작품은 왠지 고리타분한 얘기일 것 같고

왠지 나와는 상관없는 낯선 세계 사람들의 얘기일 거란 선입견이 있었는데

이 책에 등장하는 노인들은 전혀 내가 가진 선입견의 노인들이 아니었다.

너무 열정적인(?) 사랑을 하고 활동적이어서 책을 읽으면서 내내 과연 이 사람들이 70대가 맞는 건지  

의심스러웠고 종종 그들이 70대란 사실을 잊어버리기 일쑤였다.

대놓고 할머니 탐정단이라고 하지 않았으면 결코 그들이 70대 할머니란 사실을 몰랐을 것이다.ㅋ

 

제목에서 암시한 바와 같이 이 책에선 카사노바 할아버지가 등장하고 첨부터 그의 정체를  

드러내기 때문에 사실 범인이 누군지를 맟줘가는 본격 추리소설의 재미는 없었다.

혹시나 다른 반전이 있진 않을까 생각했지만 끝까지 기대했던 반전이 등장하진 않았다.

이 책의 재미를 찾는다면 바로 황혼의 불타는 로맨스가 아닐까 싶다.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사랑을 갈구하는 인간의 맘은 어쩔 수 없음을 잘 보여주었는데

그게 오히려 위험에 빠지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이 안타까울 뿐이었다.

할머니 탐정이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은 다른 탐정들이 보여주는 명쾌한 추리에 비하면  

솔직히 그리 돋보이진 않았다. 롤 모델이라 할 수 있는 미스 마플과 비교하면 더욱 그런데  

안락의자형 탐정인 미스 마플에 비하면 활동적인 탐정이란 점에서  

좀 색다른 모습을 보여줬다는 데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암튼 이 책은 추리소설의 영역도  

결코 젊은 사람들만의 것이 아니란 점을 보여줬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다.

탐정도 범인도 주변 인물들도 모두 노인들이란 점에서 고령화시대에 걸맞는

노인들의 노익장과 함께 그들에게도 사랑이 존재함을 잘 보여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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