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를 움직이는 다섯 가지 힘 - 욕망+모더니즘+제국주의+몬스터+종교
사이토 다카시 지음, 홍성민 옮김 / 뜨인돌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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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역사를 움직인 힘이 뭐냐고 묻는다면 쉽게 대답하기가 힘들 것 같다.

이 질문에 대답을 하려면 먼저 인류의 기원부터 지금까지의 역사의 큰 흐름을 꿰고 있어야 하고,

그 흐름 속에서 공통분모를 추출해내야 하는데 그럴 수 있는 정도의 지식과 안목을 갖추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나름의 지식과 안목을 바탕으로 하여 세계사를 움직이는 힘으로

욕망, 모더니즘, 제국주의, 몬스터, 종교 다섯 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먼저 인간의 욕망이 세계사를 움직인 힘이란 점엔 쉽게 공감이 갔다.

저자는 커피와 홍차, 금과 철, 브랜드와 도시를 예로 들면서 인간의 욕망이 어떻게 세계사를  

움직였는지 설명하고 있는데, 흔히 잠들지 않게 해주는 각성제 기능을 하는 커피가 과도한 업무를  

가능하게 하여 서양의 근대화를 촉진시켰다는 얘기가 흥미로웠다.

커피하우스가 토론 문화를 만들어 낸 반면 서양인들의 커피 사랑은 커피 생산지를 식민지화하는  

원동력 중 하나가 되었고 커피 생산을 위해 생산지 사람들 뿐만 아니라 흑인 노예들까지 착취하게  

되었으니 커피라는 기호품 하나가 미친 영향이 지대하다 할 수 있었다.

인류가 존재하기 시작한 시점부터 지금까지 인간의 욕망의 대상이었던 금과 욕망을 실현시켜 주는  

수단이었던 철, 현대인의 욕망을 상징하는 브랜드와 현대인들의 욕망이 집중된 도시까지

인간의 욕망이 역사를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잘 보여주었다.

 

다음으로 인간을 억압했던 중세에서 벗어나 르네상스와 종교개혁으로 시작된 근대화가 인간 중심의  

세상을 가져올 거라 생각했지만  오히려 지금은 인간 소외를 낳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되고 말았다.

다른 나라를 정복하려는 욕망이 낳은 제국주의는 고대부터 인류 역사를 지배해 온 변하지 않는 

부분이라 할 수 있는데, 성공한 제국과 실패한 제국의 차이는 제국이 정복한 지역의 종교나 문화를  

인정했느냐 여부라는 사실과 자식들에게 물려주려는 욕망이 제국의 붕괴를 낳았다는 사실을  

여러 가지 사례를 들며 잘 설명하고 있었다.

 

책을 읽기 전에 호기심을 유발했던 '몬스터'의 정체는 한때 세상을 지배하며

사람들을 대결과 증오로 몰아넣었던 자본주의, 사회주의, 파시즘이었다.

지금은 결국 자본주의의 승리로 끝나고 말았지만 이데올로기라는 괴물이

어떻게 세계를 두 번의 끔찍한 참화로 몰아넣었는지를 잘 보여주었다.

또 다른 몬스터라 할 수 있는 종교, 특히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의 일신교 삼형제는

인간을 구원하기는커녕 인류를 서로 증오하게 만들며 수많은 인류를 죽게 만든 원흉이라 할 수 있었다.

    

이 책은 세계사를 움직인 다섯 가지 힘이란 주제하에 세계사를 흥미롭게 정리하고 있다.

한 가지 주제로 광대한 세계사를 정리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는 책이라 할 수 있는데

세계사를 바라보는 안목을 한층 더 키워주는 역할을 충분히 하였다.

물론 욕망이나 종교가 좀 더 포괄적이고 전체 역사에 대해 공통되는 요인인데 반해

모더니즘이나 몬스터는 특정 시기에 해당하는 한정된 요인이라는 점 등

세계사를 움직인 다섯 가지 힘이 좀 체계적이지 못하고 

역사학자의 저술이 아니라서 깊이나 전문성에서 좀 부족한 느낌이 드는 부분이 없지는 않다. 

그럼에도 역사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 점이나 역사 전체를 조망하는 안목 등은

분명 세계사의 큰 흐름을 제대로 모른 채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여러 가지 흥미로운 지식과  

함께 오늘날의 세계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를 시사해주는 의미있는 책이라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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