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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기억하는 세계 100대 사상 ㅣ 역사가 기억하는 시리즈
리즈쉬안 지음, 최인애 옮김 / 꾸벅 / 2010년 7월
평점 :
사상이니 이념이니 하는 것들이 예전만큼 치열하게 다퉈지거나 사람들의 관심을 받지는 못하는 세상이
되었지만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 어떤 사상을 가졌느냐는 삶의 방향을 좌우할 정도로 중요하다.
그래서 인류 역사상 중요한 사상 100가지를 정리한 책이라고 하니 솔깃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사상과는 별로 안 친하지만 그 수많은 사상들을 한 권으로 만날 수 있다니 이게 웬 떡이냐 싶었다.
사실 사상이라고 하면 철학에서만 얘기되는 건 줄 알았는데 이 책에선
철학뿐만 아니라 문학, 역사, 예술, 경제의 사상을 총망라하고 있다.
철학 외에 다른 분야에서 사상이란 표현을 쓰는 게 맞는지는 잘 모르겠지만(예술분야의 ~주의라고
익숙한 단어들을 사상이라고 하니까 좀 어색한 느낌이 들었다) 각 분야의 주요 사상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서 각 분야에서 어떤 사상이 한 시대를 풍미했는지를 잘 알 수 있었다.
철학같은 경우에는 백가쟁명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다양한 사상들이 등장했던 중국 춘추전국시대를
주름잡던 유가, 법가, 도가 등을 먼저 소개하고 있는데 반해 서양의 고대 철학, 특히 고대 그리스나
중세의 철학에 대해선 아무런 언급이 없는 점이 좀 아쉬운 점이라 할 수 있었다.
근대부터의 철학에 대해선 마흐주의 등 생소한 사상도 있었고
철학에 넣기엔 좀 이상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도 포함되어 있는데
각 사상마다 생성배경, 형성과정, 주요 관점, 시대에 미친 영향, 대표적 인물, 특징이 소개되어 있어
간략하지만 각 사상이 뭘 주장했는지는 어렴풋하게나마 알 수 있었다.
예술이란 큰 항목이 있음에도 문학은 별도로 다루고 있는데 모두 르네상스 이후의 사상들을 다루고
있다(철학에서와 마찬가지인데 르네상스 이전은 왜 포함하지 않았는지는 정말 의문이다).
낭만주의, 사실주의, 상징주의 등은 거의 공통되는 거라 중복되는 감이 있었다.
바로크 예술, 로코코 예술 등 많이 들어 본 단어들인데도 정확한 의미나 특징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 책을 통해 대략이나마 정리할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역사나 경제 편에 실린 사상들은 대부분 낯선 내용들이 많았는데,
특히 경제쪽에 나오는 무수한 학파들은 책을 읽으면서도 잘 머리에 들어오지 않아서 힘들었는데
아무래도 내가 경제관념이 부족해서가 아닐까 싶다.ㅋ
인류의 역사상 등장한 수많은 사상들을 한 권의 책으로 정리한다는 건 사실 무리라고 할 수 있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른 것처럼 그동안 등장했던 사상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을 것인데 그 중에서
100가지를 골라 내는 것도 어렵고 그것을 간략하게 정리한다는 건 더더욱 어려운 일이 아닐까 싶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비록 체계적이고 자세하게 사상들을 정리하진 못했지만
이런 사상들이 존재했다는 것을 알려준다는 의미에서 좋은 시도였던 것 같다.
내용이 쉽거나 머리에 팍팍 들어오진 않지만
사진과 그림들을 많이 싣고 있어서 지루하게 만들지는 않았다.
사상이란 게 역시 쉽게 배우고 익힐 수 있는 것은 아니란 걸 다시 한 번 깨달을 수 있었다.
그런 만큼 한 번 가진 사상을 지키기 위해서 목숨까지 거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든다.
암튼 인류의 수많은 사상들을 짧게나마 맛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