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스 : 정재승 + 진중권 - 무한상상력을 위한 생각의 합체 크로스 1
정재승, 진중권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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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가장 각광받고 있는 과학자인 정재승과 대표적인 진보논객인 진중권이

이 시대를 관통하는 문화 키워드 21가지에 대해 각자의 견해를 담아낸 이 책은 

눈 깜짝할 사이에 변하는 요즘 세상에 대해 제대로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해주었다.

 

두 사람이 선정한 키워드만 봐도 최근 무엇이 화제의 대상고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를 잘 알 수 있었다.

스티브 잡스, 안젤리나 졸리, 강호동과 유재석 등 누구나 알 만한 유명 인사들이나

구글, 세컨드 라이프, 위키피디아처럼 최근에 각광을 받고 있는 인터넷 관련 키워드,

스타벅스, 프라다 등 된장녀를 떠오르게 만드는 키워드와 마이너리티 리포트, 21세기 소년,  

개그 콘서트와 같이 영화, 만화 등의 문화 키워드, 셀카, 쌍꺼풀 수술, 생수, 박사 등  

우리 사회의 현주소를 잘 보여주는 시사성 있는 키워드까지 흥미로운 소재들로 가득했다.

 

무엇보다 이 책을 읽는 재미 중 하나는 두 사람의 미묘한 시각의 차이라 할 것이다.

아무래도 과학자와 미학자의 차이 때문인지 같은 키워드를 바라봐도 두 사람의 시각은 사뭇 달랐다.

예를 들어 안젤리나 졸리에 대해서 정재승은 진화심리학적 관점에서 접근해  

전형적인 섹시한 여배우임에도 그냥 배우가 되길 원하는 인물로 본다면,  

진중권은 안젤리나 졸리가 엽기적인 사생활과 모범적인 대외 활동의 서로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기존 도덕관념과 무관하게 자신만의 도덕을 만들어가는 게 그녀의 매력이라 한다.

아무래도 과학자는 좀 더 학문적이고 데이터를 가지고 접근하는 방식인 반면,

미학자는 인문학적 지식에다 저자 특유의 정치적인 관점의 접근이 많았던 것 같다. 

특히 '9시 뉴스'에 대한 두 사람의 글이 이런 관점을 더 적나라하게 보여줬던 것 같다.

 

이 책을 통해 기존에 알고 있는 키워드들에 대해선 또 다른 시각에서 깊이 있는 이해를 할 수 있었고,

역시 내가 좀 약한 분야라 할 수 있는 미술과 관련한 제프리 쇼와 파울 클레에 관해선

경계를 넘나드는 예술가들을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점점 분야를 초월하는 통합적인 지식과 사고가 필요함을  

많이 느끼는데 이 책은 그런 점에서 볼 때 과학과 인문학을 넘나들며 우리가 제대로 알지 못했던

세상을 새롭게 인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었다.

과학자와 미학자의 유쾌한 크로스는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안목을 키워주는데

충분한 역할을 한 것 같은데 이런 시도는 앞으로 계속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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