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러독스 범죄학 - '상식' 속에 가려진 범죄의 진짜 얼굴
이창무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09년 6월
평점 :
절판


전국민을 분노케했던 여중생 성폭행 살인사건의 범인이 체포되었는데

과거에 비해 범죄에 대한 사람들의 공포는 점점 더 커져가는 것 같다. 

하지만 범죄의 증가 및 흉포화는 우리의 막연한 느낌일뿐 과연 범죄가 과거에 비해 실제로 늘었는지,  

특히 강력범죄가 얼마나 늘었고 범죄자의 연령이 얼마나 낮아졌는지는 잘 모르는 게 사실이다.

 

이 책은 형사사법학자로 활약중인 저자가 범죄의 실상을 제대로 소개하여  

우리가 범죄에 대해 막연히 가지고 있는 편견을 깨뜨려주는데 도움을 주었다.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범죄가 과거에 비해 엄청 증가했고,  

더 난폭해졌다는 것이 일반 대중들의 느낌이다.  

하지만 실제 통계를 보면 과거에 비해 범죄가 늘지도 않았고 늘었다 해도  

예전에는 범죄로 인지되지 않았던 사건들이 범죄신고율 등의 증가로 더 많이 사건화되었을 뿐이다.  

범죄자의 연령도 과거와 큰 차이가 없고, 흔히 20~30대의 범죄가 가장 많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40대가 가장 많은 범죄를 저지르는데 이는 40대가 경제적인 부담이 크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뉴스에 살인사건들이 보도되면 모르는 사람들에 대한 두려움을 갖기 쉬운데  

살인범의 대부분이 피해자들과 아는 사이라는 점은 좀 충격적이었다.  

물론 요즘 묻지마 범죄도 종종 일어나고 있지만 대부분의 살인이 아는 사람 사이에서 우발적으로  

일어난다는 사실은 아는 사람일수록 상대를 분노하게 만들지 않도록 조심해야 함을 잘 일깨워주었다. 

현재 세계적인 금융위기가 계속되고 있는데 그 원인이 9.11. 테러라는 사실은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다.  

9.11. 테러 이후 금융 수사분야가 축소되고 이로 인해 금융 부정이 증가되어 금융위기가 발생했다는  

것인데 연결짓기 힘들었던 9.11 테러와 금융위기를 논리적으로 잘 설명하였다.

 

내가 즐겨봤던 미드인 CSI의 옥의 티도 지적하고 있는데 과학수사요원들은 형사가 아니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총을 휴대하지도 않고 범인을 직접 추격하지도 않지만 극적인 재미를 위해  

과학수사요원을 형사까지 겸하게 만들었다는 사실은 CSI를 볼 때 다시 보게 만들었고,

CSI 신드롬으로 인해 배심원들이 명확한 유죄의 증거가 있지 않으면 유죄평결을 하지 않게 된 사실은  

CSI가 과학수사에 대한 기대 수준을 높여 놓은 결과라 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범죄를 소재로 하는 소설이나 영화를 즐겨본다.

물론 범죄 자체에 대해선 극도의 증오심을 가지고 있는 편이지만

범죄라는 극단적인 선택에 의해 드러나는 인간의 적나라한 모습은

인간이란 존재에 대해 다시 생각할 수 계기를 마련해주었다.

요즘 언론 등에 의해 범죄가 과대포장되어 일반 대중의 공포심만 커진 상황인데  

범죄에 대해 미리 예방하고 조심하는 것은 좋지만

막연한 두려움으로 사람들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범죄의 실체에 대해 그 실상을 제대로 알려주면서  

범죄를 이해하고 이에 대처하는 방법을 생각하게 해주었다는 점에 의미가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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