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은 육식성이라오. 깨어 있든 잠들어 있든, 이겨내든 굴복하든, 끝없이 사람을 갉아먹지. 그러다가 어느 날 아침, 문득 다른 모든 감정들, 그러니까 기쁨, 질투, 탐욕, 심지어 사랑까지 모두 슬픔에 잡혀 먹혔다는 사실을 깨닫는 거요. 결국엔 슬픔만 남아 무기력한 우리를 노예처럼 혹사하는 게지.-23-2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