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즐거움 - 절집공부를 통해 여섯 가지 즐거움을 배우다
보경 지음, 최재순 그림 / 뜰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왜 사냐고 물으면 웃는다고 대답한다는 시도 있지만

요즘같이 팍팍한 세상을 살아간다는 게 결코 만만한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어차피 살아야한다면 즐겁게 사는 게 좋은 일이고

모든 사람들의 희망이 행복한 삶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즐겁게 사는 법도  

행복해지는 법도 모른 채 하루하루를 간신히 버텨나가는 경우가 많다.  

마치 올드보이의 오대수(최민식)의 이름이 오늘만 대충 수습하자는 의미인 것처럼  

소중한 하루하루를 대충 수습하면서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 책은 보경스님의 에세이를 모아놓은 책인데 사는 즐거움을 크게

일하는 즐거움, 공부하는 즐거움, 사람을 얻는 즐거움, 베푸는 즐거움,

비우는 즐거움, 함께 사는 즐거움으로 구분하여 얘기하고 있다.

스님이라 아무래도 불교적인 내용이 대부분일 것 같지만 스님의 폭 넓은 독서 때문인지 몰라도  

유교의 여러 고전이나 사서 등 여러 문헌을 인용하고 있어서  

딱히 불교가 아닌 사람들도 충분히 볼만한 책이었다.

 

6가지 즐거움 중에 요즘 젊은이들에게는 일하는 즐거움이 가장 절실한 문제가 아닐까 싶다.  

일하고 싶어도 일자리가 없어 놀고 있는 백수들이 부지기수인 점을 생각하면  

직장이 있는 나는 매일 출근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즐겁고 감사해야 하는데

자기가 가진 것에 만족할 줄 모르는 인간인지라 늘 불만인 경우가 많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일하는 게 정말 즐거운 일임을 깨달았다.

공부하는 즐거움은 6가지 즐거움 중에서 그나마 내가 자신 있는 부분이라서 가볍게 읽을 수 있었고,  

사람을 얻는 즐거움이나 베푸는 즐거움, 함께 사는 즐거움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행복해지는 길인지를 제대로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었다.

비우는 즐거움은 역시 불교적인 내용이라 할 수 있는데  

불교에서는 모든 괴로움의 근원이 욕심에 있다고 보는 것 같다.

자신이 가진 것에 만족하지 않고 더 많은 것을 가지겠다는 마음이나

현재 가진 것을 놓치지 않겠다는 마음이 자신을 괴롭히고  

인간을 불행에 빠뜨리는 근원이라는 것에는 쉽게 공감이 갔다.

하지만 그런 인간의 욕망 자체를 완전히 버리기는 보통 경지에 이르진 않고는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모든 것은 마음 먹기에 달려있다고 하고 내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말이  

원효대사의 '일체유심조'이지만 마음이라는 게 결코 자기 맘대로 되지 않을 때가 대부분이다.

비우는 즐거움을 느낄 정도의 경지가 되려면 역시 엄청난 마음의 수련이 필요함을 느꼈다.

 

보경 스님이 말하는 사는 즐거움은 쉬운 것 같으면서도 생각처럼 실천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현대 사회의 구조자체가 인간의 끝없는 욕망에 의해 지탱되고 있기 때문에 욕망과 집착을 버려야  

얻을 수 있는 삶의 진정한 즐거움에 도달하는 것은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닐 것 같다.

그럼에도 마치 산사에 있는 것 같은 마음 편안함을 주는 보경 스님의 에세이는  

우리가 과연 사는 즐거움을 어디서 찾아야 하는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주는 계기를 마련해주었다.

비록 불교적인 내용이 많이 있는 편이지만 불교가 아닌 사람도

충분히 사는 즐거움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게 해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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