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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부의 굴욕 - 굴욕에 맞서 승리한 14인의 장부들
공원국.박찬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2월
평점 :
품절
누구에게나 인생을 살아가면서 굴욕스런 순간이 있을 것이다.
그런 굴욕의 순간이 어떤 사람에게는 좋은 보약이 되기도 하고
어떤 사람에게도 끝없는 좌절과 절망의 늪이 되기도 한다.
굴욕스런 순간을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지는 것이다.
이 책은 굴욕스런 순간을 이겨낸 14명의 장부의 얘기를 담고 있다.
우선 이 책에 나오는 14명의 인물 중에 솔직히 굴욕을 당했다고 내가 알고 있었던 인물은 거의 없었다.
명나라를 세운 광무제나 조선 개국 공신 정도전, 홍범도 장군,
혜능, 두보, 이익 등은 굴욕스런 일을 당한 사실을 잘 몰랐었고,
이장곤, 범려, 이달, 황종희 등의 인물은 거의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인물들이었다.
이 책에선 두 명씩 짝을 지어 굴욕을 극복하는 힘으로 목표의식, 인내, 냉철함,
낙관적인 의지, 열정, 인정, 새로운 길을 제시한다.
자신의 형을 죽인 자들도 용서했던 광무제나 유교 이상국가를 꿈꾸던 정도전의 경우
자신들의 뚜렷한 목표의식이 있었기에 굴욕을 극복할 수 있었다.
19년의 망명생활 끝에 춘추시대의 패자가 된 진 문공이나
귀양지에서 도주까지해서 목숨을 보전했던 이장곤은
극한 상황을 인내했기에 굴욕을 극복할 수 있는 인물이었다.
김훈의 '남한산성'에서 척화파 김상현과 불꽃 튀는 대결을 벌였던 최명길이나
'와신상담'의 주인공 구천을 보필했던 범려의 경우
상황을 냉철하게 판단할 줄 알았기에 굴욕을 이겨낼 수 있었다.
이 외에도 낙관적인 의지와 열정, 인정, 그리고 새로운 사상으로 굴욕을 이겨낸 인물들의 예를
들고 있는데 사실 새롭게 알게 된 인물들의 얘기여서 좀 낯선 느낌은 들었지만
역시 큰 일을 해내려면 굴욕의 순간을 어떻게 극복하는지가 중요함을 잘 보여주었다.
사실 이 책에 나오는 인물들보다 더 확실한 예가 아마도 '사기'를 쓴 사마천일 것이다.
사마천에 대해선 프롤로그에서 간단히 언급하는데 궁형이라는 남성으로서는 정말 견딜 수 없는
치욕을 당했지만 오히려 그게 전화위복이 되어 역사에 길이남는 역사서인 '사기'가 탄생하게 된 점이
바로 굴욕을 이겨낸 가장 대표적인 예가 아닌가 싶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이순신 장군이 대표적이 아닐까 싶다.
연전연승을 거듭했음에도 모함으로 인해 백의종군의 굴욕을 당하지만
나라를 구하겠다는 일념으로 묵묵히 견뎌내어 결국 조선을 풍전등화의 위기에서 구해냈다.
우리나라와 중국의 잘 알려지지 않은(물론 나한테 그렇다 ㅋ) 인물들이 굴욕을 어떻게 이겨냈는지
잘 보여준 이 책은 굴욕이 단순히 굴욕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가르쳐주었다.
누구나 인생을 살다보면 굴욕이라고 느낄만한 순간을 겪게 된다.
그것이 자신의 잘못으로 인한 것일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이나 환경에 의해 겪게 되는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굴욕에 어떻게 대처하는지는 사람마다 천차만별이다.
이 책에 소개된 7가지 방법으로 굴욕을 이겨내 더 큰 성취를 이뤄내는 인물들이 있는가 하면
굴욕에 괴로워하며 자신의 인생을 망가뜨리는 사람들도 있다.
결국 굴욕이라는 참기 어려운 고통을 어떻게 이겨낼 수 있는가가 문제되는데
어차피 겪게 된 굴욕이라면 이를 반전의 기회로 생각하면서 새롭게 자신을 추스리고
채찍질하는 게 다시는 굴욕을 당하지 않고 보다 성숙한 사람이 되는 길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