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플 플랜 모중석 스릴러 클럽 19
스콧 스미스 지음, 조동섭 옮김 / 비채 / 2009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로 너무 달라 소원한 관계였던 행크와 제이콥 형제는

돌아가신 아버지와 약속한 대로 아버지의 무덤을 방문하러 갔다가

제이콥의 친구인 루와 함께 추락한 비행기를 발견하게 된다.

비행기 속에서 440만 달러의 거금을 발견하는 세 사람은 논의 끝에 돈을 갖기로 하지만  

이것이 비극의 시작이 될 줄은 모르는데...

 

스티븐 킹이 극찬한 스콧 스미스의 놀랄 만한 데뷔작인 이 책은

인간이 정말 한 순간에 악마로 변신할 수 있음을 잘 보여준 책이었다.

세 사람은 일단 돈을 찾는 사람이 없는지 지켜보기 위해 제이콥이 여섯 달 동안 보관하기로 한다.  

하지만 실업자인 제이콥과 루, 특히 도박에 빠져 방탕한 생활을 하는 루는 돈이 당장 필요하고,

뒷정리를 하러 다시 비행기로 갔던 행크와 제이콥이 뜻하지 않게

피터슨을 죽이게 되면서 점점 상황은 꼬이게 된다.

제이콥이 이 사실을 루에게 말하면서 루는 돈을 내놓으라고 행크를 협박하고  

루의 입을 막으려고 행크는 계획을 세우지만 또다시 전혀 예상치 못한 참극으로 치닫고 만다.

 

누구나 엄청난 돈을 줍게 되는 상황에 처하면 갈등에 빠질 것이다.

그것도 출처를 알 수 없는 돈이라면 위험부담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상당히 고민을 하겠지만 상당수의 사람들은 그냥 돈을 가질 것이다.

이 책에서도 세 사람은 일단 돈을 가지고 있으면서 사건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지켜보기로 한다.  

하지만 이미 돈 맛을 본 인간의 욕망은 멈출 수가 없다.  

그것도 당장 돈을 절실히 원하는 루와 제이콥에게  

6개월을 참으라고 하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한 일이었다.

누구나 범죄를 저지를 때 자신은 안 잡힐 거라 생각하면서  

완전범죄를 꿈꾸지만 상황은 예측대로 되질 않는다.  

늘 예상치 못한 변수가 등장하여 계획과는 상관없이 임기웅변으로 일을 수습하기 바쁘다.

그나마 이성적인 행크는 돈을 차지하기 위해 단지 6개월만 자기가 가지고 있다가  

별 일 없으면 돈을 나누자는 정말 심플한 계획을 세우지만 어리숙한 형 제이콥과  

방탕하고 탐욕스런 루를 결코 통제하질 못한다.  

오히려 자신보단 루와 더 친한 형 제이콥이 제멋대로인 루와 함께 돈을 요구하기 시작하자  

형에게 자신과 루 사이에 선택하기를 강요해서 간신히 자신의 편으로 만들지만

상황은 더욱 악화일로에 빠지고 만다.

 

예전에 TV에서 영화로 해준 것을 본 기억이 얼핏 나는데  

영화에서는 세 사람간의 돈을 둘러싼 비극에서 끝이 났던 것 같다.  

책에서는 정말 돈 때문에 갈 데까지 가는 모습을 잘 보여주었다.

사실 행크가 특별히 악한 사람은 아니고 그냥 우리와 똑같은 평범한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인생을 바꿔줄 수도 있는 엄청난 돈이 자신의 것이 될 수 있는 상황에 처하자  

어떻게든 그 돈을 지키기 위해서 계속 무리수를 두게 된다.  

그게 설사 살인이라 하더라도 자신에게 찾아온 행운(?)을 결코 포기하지 못한다.  

그리고 돈도 돈이지만 감옥에 가지 않기 위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일들을 계속 수습할 수밖에 없다.  

이 모든 것이 한 순간의 잘못된 선택이 부른 화라는 것을 생각하면  

정당한 노력의 대가가 아닌 일확천금을 바라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를 잘 알 수 있었다.  

로또 같이 큰 힘 안 들이고 횡재한 사람들이 상당수 불행한 결말을 맞이하는 것을 보아도  

결코 돈이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지는 못한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럼에도 자신이 죽을 줄도 모르고 불빛에 달려드는 나방처럼 욕망을 통제하지 못하는 

인간의 나약한 모습을 보면서 씁쓸한 기분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스콧 스미스의 작품은 이 책과 '폐허'인데 단 두 작품으로 이처럼 명성을 얻은 작가도 없을 것 같다.   

단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작품을 내는데 너무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이다.  

'심플 플랜'과 '폐허'사이에도 무려 13년이나 걸렸는데  

다음 작품은 제발 빨리 세상에 나올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